우리 시대에 거의 말하기가 불가능한 것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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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다음에 불(지은이 존 홀러웨이,옮긴이 조정환,펴낸 곳 갈무리)'은 당연하면서도 우리 시대에는 거의 말하기가 불가능한 것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화폐와 국가, 노동과 빈곤은 사회의 영원한 특징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란다. 가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가난은 영구적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리고 화폐에 대해 우리가 하는 생각은 더 많이 갖고 싶다는 것이다. 화폐의 재분배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화폐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화폐가 우리의 삶과 생각, 잠재력 전체를 형성한다.

이 책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풍요(richness)입니다. 저는 풍요가 혁명적인 주체라고 주장하는데, 이때 풍요를 금전적 풍요로 이해하고 있지 않는다. 잠재력으로서의 풍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언가”로서 풍요를 이해합니다. 우리의 전통, 문화, 희망의 일부인 온갖 종류의 풍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풍요는 항상 화폐의 지배에 의해 왜곡된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 하는 일, 내일 할 일, 내년에 할 일, 그리고 생이 끝날 때까지 하는 모든 일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 살기 위해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좌우되고 형성된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 모두는 화폐가 우리 삶에서 실업과 기아를 유발하는 끔찍한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수년 안에 수십만 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식량과 우리의 관계가 화폐를 통해 매개되기 때문이다.

화폐를 어떤 사회적 관계, 즉 우리가 서로 관계를 맺는 지배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면 화폐가 우리의 삶을 왜곡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폐는 우리의 잠재력을 좌절시킨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불공정하고 폭력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멸종으로 이끄는 파괴의 동역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제는 훨씬 더 잘 인식하게 됐다.

탈출구가 있을까? 탈출구가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와 생물 다양성 파괴 등 재앙을 향한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극우 세력이 부상하고 있고 핵전쟁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재앙을 향한 이러한 움직임의 이면에 화폐와 이윤에 대한 추구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맺는 관계들이 화폐를 통해 매개된다는 사실은 개개인에게 매일매일 재앙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인류 전체의 발전 측면에서도 그것은 재앙일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화폐를 없애 버립시다. 화폐를 폐지합시다. 다른 사회적 관계 형태들을 구축합시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단지 그러면 좋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그것이 멸종을 향한 이 드라이브를 피할 유일한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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