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한국 현대사를 생각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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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픈 역사는 제주 4·3항쟁과 광주민주화운동으로 함축된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로 표현되었다. 두 역사는 역사학계에서 정립된 사건이다. 정부는 제주 4·3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정했고 앞서 광주민주화운동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있는 역사적 평가가 끝난 현대사이다.

제주도 현장체험 학습에서 빠지지 않는 장소가 제주 4·3항쟁 유적지이다. 오래전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제주도 연수가 있을 때 주제별로 나눠 제주 4·3항쟁, 제주도 마을 신앙, 유배문화 등을 탐방했다. 기존 수학여행 코스와는 완전히 다른 제주도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연수였다. 가는 곳마다 미처 알지 못한 제주도를 접했다. 그야말로 제주도민의 삶과 아픈 역사가 우리 앞에 있었다. 실제 4·3항쟁 당시 숨은 동굴에 들어갔을 때는 숨이 막히는 현기증을 느꼈다. 당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순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마을 신앙을 찾으면서 제주도민의 한(恨)과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제주 4.3항쟁에 대한 첫 언급은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에서이다. 『순이 삼촌』이 세상에 나온 건 유신독재 서슬이 시퍼렇던 197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를 통해서였다. 1948년 이래 30년이나 금기시돼온 제주 4·3항쟁을 주제로 한 소설이 세상에 나온 것은 충격적 사건이었다. 이후 제주도가 겪은 엄청난 비극적 사건을 수많은 소설로 형상화했다. 최근에 편낸 『제주도우다』로 제주 4·3항쟁 소설을 마무리 했다. 그의 수많은 작품속에서는 제주도민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았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03년 10월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되고, 같은해 10월 31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민과 4·3항쟁 유족들에게 국가권력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2014년에 제주 4·3항쟁을 국가기념일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정립된 제주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두고 지금도 색깔론을 제기하면서 피해자에게 대못을 박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아픈 역사를 후벼 파는 일이 없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가 제주 4·3항쟁을 전세계에 이야기 해주고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은 근대말 동학농민혁명에서 시작된 근현대사 혁명을 완결지는 민주화운동이다. 흔히 동학농민혁명은 좌절되었다고 하나 동학농민군의 정신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봉건적 제도를 없애고 외세를 타도하고자 하는 정신은 그대로 계승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이후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의병운동으로 전개된다. 나라를 잃은 민족의 암흑기에 나라를 찾고자 하는 3·1독립만세운동과 광주학생항일운동 등 국내외에서 전개된 민족 독립운동으로 계승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독재에 항거한 4·19혁명,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 시민혁명 등 민주화운동으로 그 정신이 면면히 이어왔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평가다. 역시 광주민주화운동 또한 여전히 북한 개입설 등 색깔론으로 개인의 아픔을 생각하지 않은 세력에 대한 응징 같은 작품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이다.

우리 역사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알아야 한다. 올바르게 정립되어야 한다. 그런데 개인의 아픈 역사를 못질하는 세력은 어떤 심리일까? 가냘픈 문학적 목소리가 역사를 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 문학상 수상은 문학상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세계인이 주목받게 하였다. 단순히 주목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세계가 공감하는 계기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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