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 사진관(글쓴이 송찬호, 그린이 반달, 펴낸 곳 상상)'은 일상과 겹쳐져 있는 환상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사라져 가는 동심을 불러온다.
송찬호의 동시 세계는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꽃 사이에서 동물을 찾아내는 마술이 일어나고('호박꽃과 마술 돼지', '해바라기'), ‘나’는 “사슴벌레와 비밀 임무”를 수행한다('큰 실수'). '부엉이 마법사'는 '아픈 사과나무'를 살리려고 사과나무에서 자두가 열리게 한다('마법사 부엉이').수수께끼로 가득한 송찬호 동시는 우리의 일상을 숨어 있는 메르헨으로 만든다.
시인은 자연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자연을 움직이게 한다. “흰 눈”에는 “음악대”라는 이름을 붙여 주어 “북 치는 소리”를 만들어 내고('흰 눈 음악대'), 천둥과 번개는 “슬쩍 땅으로 집어 던”진 “불량품”으로 구체화한다('천둥과 번개').
시인은 단순히 자연물에 의인법의 옷을 입혀서 재미난 시로 마무리하지만은 않는다. 기존의 틀에 박힌 시선이 아니라 어린이의 마음으로 자연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해 내며 이에 새로운 의미를 선물한다. “주먹만 한 작은 돌멩이”는 사막의 말로 인해 “주먹만큼 큰 모래”로, 그리고 “모래의 왕”으로 탈바꿈한다('돌멩이의 사막 여행').
“바짝 말라 단단히 토라져 있”는 비누는 “물로 살살 달래며 손으로“ 비벼야 하고('비누'), “열이 올라 빨”간 선인장에게는 놓치지 않고 감기약을 주어야 한다('빨간 선인장'). 걱정의 마음과 돌봄 행위의 의미는 이렇듯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주변의 사물에게 보내는 다정한 마음은 확장되어 지구의 차원으로 올라탄다. “아마존 큰 강”의 “내 친구/ 분홍돌고래”를 언급하며 시는 이렇게 전개된다.
'분홍에게 편지를 써야지 자주 전화해야지 지구에서 사라지는 분홍들의 이름을 잊지 말아야지('분홍돌고래' 부분)'
대상을 걱정하고 바라보는 것이 다정의 한 측면이라면, 상대를 존중하며 상대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이 아닐까. 빵을 좋아하는 아홉 살 어린이에게는 “빵 폭탄 해체 전문가”의 지위를 붙여 주고('빵 폭탄'), 고양이에게서는 일상의 풍경과 추억을 담아내는 카메라의 역할을 찾아내는 것('고양이 사진관')도 다정한 관심이 받쳐 주지 않았다면 없었을 터이다.
생동하는 자연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새롭게 발견한 의미와 다정한 마음이 충만하다. 그 마음은 메르헨의 세계로 이어진다. 평범한 해바라기밭에서 “여우와 늑대”는 “어린이들 세계”를 찾으며 “짓궂”고 자상한 애정('해바라기')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부엉이 마법사”는 “아픈 사과나무”를 살리려고 사과나무에서 자두가 열리게 한다('마법사 부엉이').
“수수께끼로 가득한 송찬호 동시는 우리의 일상을 숨어 있는 메르헨으로 만든다.”(송선미) 일상과 환상 사이에서 피어나는 메르헨의 세계에서 우리는 다시금 동심을 찾아낸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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