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에서 먹은 오묘한 물의 변화를 드러낸다

문리, 연석산우송미술관 우관에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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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가 다음달 22일까지 연석산우송미술관 우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물을 주제로 광목 위에 먹의 농담을 활용한 수묵화와 박진감 넘치는 필력이 돋보이는 드로잉을 펼쳐오 작가의 전시 주제는 '물처럼 ... .'이다.

그림에서 가장 기본인 획劃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형상을 덜어내고, 비운 후에 남은 획. 광목 위에서 일획으로 표출한 행위의 흔적이다. 물을 운용한 수묵화에서, 먹은 오묘한 물의 변화를 드러낸다. 뭔가를 채우고 그리려 하기보다는, 덜어내고 비우려 한다. 로고스적인 절제를 바탕으로 파토스적인 파격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게 백미다.

박력 있는 선으로 포획한 생명감. 화면 여백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성숙한 자신감으로 뿜어낸 몸짓의 흔적이다.

물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우선 변화(變化)의 상징이다. 물은 인간과 천지 만물에 깃들어 있으며, 유연하게 변화한다. 물은 아상我相이 없다. 물은 어떤 소리도 낼 수 있고 어떤 맛으로도 변할 수 있지만, 자기 소리·빛깔·맛은 따로 없다. 만물을 통해 자기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선(善)의 상징이기도 하다. 노자는 종종 물을 매개로 삼아 자신의 정치사상과 처세술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도를 명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수水 관념을 사상적으로 추상화한 것. 물은 자신을 무한히 적게 만들어 만물을 살리지만 자기가 없는 무욕(無欲)의 실체이다.

물론 자유(自由_의 상징이다. 물은 주어진 조건에 응할安命 뿐 그 어떤 상황에도 예속되지 않는다. 머물 때가 되면 머물고 떠날 때가 되면 그저 떠날 뿐이다.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조건을 수용하고 포용함으로써 그 무엇과도 하나가 되는 물길(水道)과 같은 자유이다.

정여훈 학예연구사는 “오랜 시간 화면을 응시하다가 영감이 오면, 숨을 멈추고 벼락 치듯 그린다. 몇 개 선으로 산·물·바위·바람·하늘을 담은 것”이다면서 “많은 사람이 연석산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작품과 함께 삶의 빈칸을 채우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리 미술가는 파리·서울·대전·전주에서 29회 개인전, 미술평론가·기획자로 여수국제미술제 전시예술감독,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현대미술, 개판 오 분 전'을 펴냈다. 현재 연석산우송미술관 관장·중국 베이징 쑹좡현대미술문헌관 학술위원, 지든갤러리 전속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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