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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 나몰라라…갈등관리위 '개점휴업'

-전주권 통합, 새만금 분쟁 등 갈등 속출 -중재안도 회의도 전무해 제역할 의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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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고창 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는데 필요한 초고압 철탑 건설계획이 논란인 가운데 그 경과지 중 하나인 완주군 소양면 소양초등학교 앞에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성학 기자

-직권 중재권 부여, 상설기구 격상 무색

■ 전북특별자치도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출범 1년

김관영 도지사는 최근 완주군민과의 대화차 완주군청을 찾았다가 주민들 반발에 가로막혀 행사장에 들어가보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완주군의회 방문 또한 마찬가지로 군의원들 거부로 무산됐다. 전주권 시·군 통합 문제를 놓고 김 지사가 그 지지의사를 표한 게 화근이 됐다. 그만큼 전주권 통합찬반 갈등은 심각해졌고 그 해결책 또한 시급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공공갈등을 중재해야할 전북특별자치도 갈등관리심의위원회는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권 중재가 가능한 공식 상설기구로 격상됐다는 게 무색할 지경이다.

지역대표 공공갈등 중재 전담기구로 설립된지 11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줄잇자 이름을 바꾸고 권한도 대폭 강화해 새출발한지 1주년을 맞아 그 실태를 들여다본 결과다.

실제로 갈등관리심의위는 지난해 7월말 새출발 이래 중재했거나 현재 중재중인 안건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건이 없다보니 위원회 또한 단 1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당시 전북자치도는 그 실효성을 강화하겠다며 임시기구인 갈등관리심의위를 상설기구로 전격 격상했다. 위원들 또한 학계와 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 20명으로 전면 교체했다.

특히, 직권으로 중재가 가능한 권한까지 새로 부여했다. 이해 당사자들이 직접 신청해야만 개입할 수 있는 소극적인 방식으론 중재는커녕 그 안건을 채택하기도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대책이었다.

전북자치도는 그 출범식에서 “앞으론 공공갈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불필요한 사회적, 행정적 낭비를 없애고 행정의 신뢰도 또한 높여나가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갈등은 물론, 향후 갈등이 예상되는 사안까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레 공공갈등 중재자로서의 역할 또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다. 첫 시도부터 강력한 반발에 화들짝 놀라 의지가 꺾여버린 모양새다.

도 관계자는 “당초 갈등관리심의위는 그 첫 관리대상으로 새만금 간척지 관할권 분쟁을 지정해 중재하려는 계획을 검토했지만 이해 당사자인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등의 주장이 서로 너무 크게 달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이후론 갈등관리심의위가 직접 개입하기보단 종전처럼 사안별로 관련 부서들이 직접 챙겨가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렇다보니 곳곳에서 공공갈등 사례만 수북이 쌓여가는 형국이다.

최근 주민청원과 함께 불붙은 전주시와 완주군간 통합 찬반논쟁이 대표적이다. 빠르면 내년 봄께 주민투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례행사인 도지사의 시·군 방문, 즉 완주군민과의 대화가 반대론측 항의소동에 무산되는 등 자칫 찬반진영간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되고 있다.

새만금 개발을 촉진할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전북자치도는 연내 그 설립 방침을 내놨지만 십수년째 관할권 분쟁을 반복중인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은 이또한 찬반론으로 맞선 상태다.

설계수명(40년)을 다한 한빛원전 1, 2호기 수명 연장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주민들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각각 10년 더 연장하겠다는 방침아래 연일 주민 공청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창과 부안 등 방사선비상계획구역(EPZ·반경 30㎞) 거주민들은 불안해 못살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북발 수도권행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문제도 거칠어지고 있다. 신정읍~신계룡 변전소까지 약 115㎞에 걸쳐 모두 250기에 달하는 초고압 철탑을 세워 고창과 부안 등지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전력을 수도권 산업단지에 공급하겠다는 한국전력, 지중화나 해상연결이 아닌 지상 철탑은 용납할 수 없다며 들고일어난 정읍, 임실, 완주지역 주민 등이 뒤엉켜 정면 충돌할 조짐이다.

이밖에도 전주권 대 비전주권간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제2혁신도시 유치전 등 수많은 공공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지만 그 중재는 요원한 실정이다.

또다시 개점휴업에 빠진 전북자치도 갈등관리심의위, 직권 중재권까지 부여된 이번에는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지난 5월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국무조정실의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분석’ 연구용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2년) 각종 사회적 갈등으로 발생한 비용은 약 2,326조원, 즉 한해 평균 232조 원대에 달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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