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식품산업클러스터, 식품산업 선도해야

이종근 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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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명가(名家)’ 삼양식품이 재기했다. 중독적인 매운맛으로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된 ‘불닭볶음면’ 덕분이다. 삼양식품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1929억원, 영업이익은 1,47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 63% 올랐다. 매출의 80% 이상은 불닭볶음면에서 나온다. 삼양식품은 국내 첫 라면 제품인 ‘삼양라면’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이제는 불닭볶음면이 이 회사의 명실공히 대표 제품이다.

익산에서 삼양라면이 처음 세상에 나온 1963년. 라면 한 봉지의 무게는 100g, 가격은 10원이었는데, 우리보다 5년 앞서 나온 일본의 '치킨라면'은 대략 한 봉지 무게가 85g이었고, 가격은 35엔(우동 한 그릇이 60엔)이었다. 담배 한 갑이 25원, 자장면 한 그릇이 40원이었으니 삼양라면을 얼마나 싸게 내놓았는지 알 수 있다.실제로 라면은 값싼 가격에 맛과 영양을 만족시켜 서민들의 구휼식품 역할을 했고 쌀을 비롯한 주곡의 대체효과도 매우 컸다. ‘삼양라면’이 첫 선을 보인 1963년만에도 쌀 3,800여석의 대체효과를, 그리고 1976년에는 145만 8,000여석, 1980년에는 184만 8,205석의 대체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은 남대문 시장에서 ‘꿀꿀이 죽’을 먹는 서민들을 보고,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에서 라면을 들여오기로 결심한 뒤 일본 묘조식품을 설득해 라면기술을 전수받아 1963년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전 명예회장은 당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익산시에 삼양라면 공장을 세웠던 건 오로지 ‘정과 의리’ 때문이다.

당시 일본라면 중량은 85그램(g)인 반면에 삼양라면은 100g으로 출시됐다. 가격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값싸게 먹을 수 있도록 10원으로 책정했다. 꿀꿀이죽 한 그릇 5원, 커피 한 잔 35원, 담배 한 갑 25원 등 그 때의 물가를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쌀 중심의 식생활에서 밀가루로 만든 라면이 낯선 탓이 컸다. 이후 전 명예회장을 비롯한 삼양식품 임직원들은 직접 극장·공원 등에서 무료시식행사를 열면서 적극 홍보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냈다. 때마침 정부도 1965년에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혼분식 장려정책을 발표했다. 10원 라면 한 봉지로도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삼양라면은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의 큰 인기 덕분에 급성장했다. 특히 라면을 선보인지 10여년이 지난 1972년 당시 매출액은 141억원으로, 당시 국내 재계순위 23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라면 수출도 삼양식품이 원조다. 1969년 국내 처음으로 베트남에 라면을 수출하며 ‘한국 라면의 세계화’를 본격적으로 열면서, 이후 해외 60여개국으로 삼양라면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6.25 전쟁 당시 구 이리역 부근까지 피난왔을 때 끼니를 거르는 그를 동네사람들이 보살펴줬던 것을 잊지 않고, 라면열풍이 불던 시절인 1970년 익산에 삼양식품 호남공장(이하 익산공장)을 세워 지역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현재 익산공장에는 200여명의 직원들이 라면과 스낵류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삼양식품 전체 생산량의 20~30%를 차지한다. 익산공장에는 30여년간 라면을 생산한 라면달인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실제 제품을 생산하고 있던 그의 이름을 딴 ‘라춘쇠 라면’은 2005년 9월 ‘건방진 유통기한’이라는 이름으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때문에 한때 라춘쇠 라면 모으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라면에 이어 2006년 출시한 라춘쇠 스낵도 인기몰이를 했다. 뽀글뽀글한 라면과자 속 별사탕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장수과자 ‘뽀빠이’ 역시 익산이 고향이다.

모현동에 위치한 삼양식품 익산공장은 2008년도부터 익산시 관내 저소득 가구를 위해 생산하고 있는 라면과 과자류 등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준공돼 가동을 시작한 밀양공장은 삼양식품이 해외 사업을 위해 마련한 수출 '전진기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불닭볶음면과 건면 시리즈로 해외 수출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국내 최초의 식품산업 전문 국가산업단지로 건강기능식품, 육가공, 소스, HMR 등 다양한 분야의 약 120개사 식품기업들이 입주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식품진흥원 내 푸드마켓과 온라인 푸드폴리스마켓, 기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다. 익산 왕궁지역에 조성된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가 국내 식품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후속사업인 2단계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2023년 3월 국가산단 후보지역으로 선정되면서 2단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들어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기능성 식품 원료를 개발하고 상업화할 '기능성원료은행'개소식을 개최했다. 기능성원료은행 운영으로 기능성 원료의 국산화를 통한 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기능성 성분의 표준화 및 식품 개발 등으로 식품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능성원료은행의 시작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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