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소멸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전북은 최악으로 내몰리고 있다. 올해 발표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익산과 군산,완주 마저도 지방소멸 위험단계에 들어갔고 전주도 주의단계로 진입하는 등 전북은 14개시군 모두가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일인당 지역내 총생산 즉 GRDP는 3천2백70만원으로 전국 꼴찌, 전북의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이웃 전남은 5.9%, 충북 3.7%로 충북 마저도 우리를 추월했다. 지역의 경제 활력 지표인 내국세 담세율은 1.3%로 더욱 참담하다. 전북이 얼마나 낙후되어있는 지 이들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낙후된 전북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맛의 고장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미식(gastronomy) 관광에서 그 해법을 찾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관광지의 화려한 풍경보다 맛과 향기로 기록된 여행이 더 깊고 짙게 새겨지기 때문이다.
이미 미식 관광은 새로운 여행 트랜드로 자리잡혔다. UN관광청도 해마다 ‘미식관광포럼’을 열어 여행 산업의 킬러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식 관광시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도 국제적인 미식 관련 포럼 유치에 적극 나서고 민간 차원에서도 식음료 산업과 관광 산업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에 따르면 관광객의 34%는 지역 맛집과 음식 퀄리티를 여행지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세계음식여행협회 또한 여행객의 약 80%가 새로운 장소에서 지역 맛집을 검색하는 등 전체 관광객의 절반 이상(53%)을 ‘미식 관광객(culinary travelers)’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라도 천년의 수도 전주는 호남평야와 산간지역, 서해안이 인접해 농산물과 산채, 버섯, 해산물 등 풍부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황포묵과 감, 애호박 등 전통의 완산 8미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보태 전주 10미를 만들어냈다.
젓갈과 장아찌 등 발효식품을 사용한 깊은 맛의 김치를 맛볼 수 있으며, 고들빼기와 반지, 파김치 등 특색있는 김치는 물론 콩나물국밥과 한정식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전주는 한옥의 전통과 함께 전통 식문화까지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는데도 김치의 주도권은 일찌감치 광주로 넘어갔고 글로벌 식문화와 결합된 새로운 K-FOOD는 서울과 부산의 ‘빵카로드’에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전북 미식의 미래 방향성은 프랑스의 미식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리옹과 동서양의 교차로 홍콩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다. 세계인들은 와인과 치즈,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한 바게트를 포함해 수많은 빵과 디저트부터 정찬 요리까지 미식을 즐기러 프랑스를 찾는다. 그 중에서도 오베르뉴 론 알프(Auvergne-Rh&;ne-Alpes) 지역의 중심도시 리옹(Lyon)은 풍부한 전통 요리와 미슐랭 스타 셰프 그리고 전통식 부숑으로 미식 도시로서의 명성을 쌓아왔다. 리옹을 중심으로 한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라는 여행 루트가 프랑스 미식 관광 로드이다. 부르고뉴, 오베르뉴 론 알프, 프로방스 등 3개 지역 19개 주요 도시를 잇는다. 디종(Dijon)에서 시작해 리옹을 거쳐 마르세유(Marseille)까지 이어지는 장장 620㎞에 달하는 루트이다.
보졸레(Beaujolais) 와인과 한 마리에 30만 원씩 팔리는 브레스 명품 닭 요리집 ‘조르주 블랑(Goerges Blanc)’도 이 로드에 들어 있다. 명품 하림 닭이 있는 우리 전북도 이런 닭요리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리옹 푸드 투어’의 백미는 구시가지 투어이다. 부숑(Bouchon) 식당과 식료품점 등이 즐비하다. 정통 현지 식당 부숑은 16세기 실크 노동자가 먹던 가정식을 파는 식당에서 유래되었다. 우리 전주 한옥 마을 투어도 보는 관광이 아니라 미식 관광으로 전환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미식 산업화의 토대를 닦아야할 것이다.
홍콩 또한 밤에 불이 꺼지지 않은 미식의 도시이다. ‘홍콩은 작아도 홍콩의 식탁은 크고 넓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5만개가 넘는 식당이 저마다 특색을 갖고 있다. 이 중에서도 ‘다이파이동(大牌&;)’이라는 홍콩식 포장마차가 3만 곳이 넘는데, 우리는 이 길거리 노천식당에서 영감을 얻을 필요가 있다. 청년 지향적이고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장기철(재경전북자치도민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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