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는 요즘 매우 바쁘다. 2차 고사를 끝내고 1학기를 마무리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방학을 기다린다. 3월 희망으로 출발하여 힘겹게 5개월을 달려온 요즘 무더위와 싸움을 벌여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방학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시기이다.
방학 동안 이구동성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요즘 청소년기에 책을 읽는 습관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독서를 강조하는 것은 독서를 통한 사고의 깊이, 세계관의 확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정신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하는 습관이 쉽지 않다. 그래서 박시백 작가의 역사만화를 권하고 싶다. 역사만화를 권하는 것은 필자가 역사 교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박시백 작가의 역사만화는 단순한 만화가 아니라 녹록지 않은 작품이다. 그는 한겨레 그림판 만평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박시백 작가는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조선 정치사에 방향을 잡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완성되었다. 2003년 시작한 여정은 2013년에 20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완간되었다. 10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작가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작업하면서 세 가지가 원칙으로 삼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정치사 위주’ ‘실록 위주로 최근 연구 성과를 빌릴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석’ ‘성인 독자가 주된 대상으로 삼되 어린이가 보아도 무방하게 그린다’가 그것이다. 필자가 이 원칙 중에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실록 위주라는 점이다. 그래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내용은 단순한 만화가 아니다. 녹록지 않다고 서두에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사 교사인 필자에게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사서가 될 정도였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수많은 독자를 확보했다. 이는 박시백 작가의 역사적 통찰력이 한몫했다. 특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역사 대중화에도 많은 이바지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박시백 작가의 이후 작업은 일제 강점기인 『35년』으로 이어진다. 근현대사의 중요한 길목인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를 다뤘다. 『35년』 또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과 같이 녹록지 않은 작품이다. 전 7권 『35년』은 2018년에서 2020년에 완간되었다. 이후 『35년』 내용 중에서 친일파 이야기를 묶어 『친일파 열전』을 출간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실록을 중심으로 했다면 『친일파 열전』은 『친일 인명사전』을 기본으로 작업했다. 그래서 내용적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후 박시백 작가의 작품은 매우 속도감 있게 『고려사』 『고려사절요』를 기반으로 고려 정치사를 3년간 5권으로 『박시백의 고려사』가 완간되었다.
박시백 작가가 아쉽게 생각한 점은 전문가의 논문에서 새롭게 해석한 자료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박시백 작가의 여러 작품은 가장 중요한 기본 사료를 기초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특히 고려사, 조선사는 기본 사서에 정치사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했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했다. 오히려 수많은 역사적 연구 성과를 토대로 했다면 기본적인 내용 구성이 흐트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박시백의 작품은 『박시백의 백제사』 『박시백의 신라사』 『박시백의 고구려사』 『박시백의 발해사』 『박시백의 현대사』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니 『박시백의 임진왜란』 『박시백의 동학농민혁명』 『박시백의 임꺽정』 등으로 지평이 확대될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작품에 중요한 것은 사실에 기반해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인 것이다.
박시백의 역사만화는 읽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만화인데 시작도 하지 않을 것인가? 올여름 어느 때보다 무덥다고 한다. 박시백의 역사만화 속으로 빠져들어 더위를 이겨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역사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지도 성찰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한다. /이상훈(진안문화원 부원장·전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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