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의 내장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이다.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특히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이 아름답다.
그런데 아름다운 자연도 뱃속이 든든해야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내장산 주변엔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하는데 그중 산채정식이 유명하다. 봄과 여름에 뜯어 말린 갖가지 나물을 기름진 쌀밥에 쓱쓱 비벼 된장국과 함께 하면 세상이 행복해진다. 정읍은 지리적으로 육지식물의 남북방한계선에 자리잡고 있기에 사람의 섭생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식물종을 음식의 재료로 활용하는 산채음식에 적합한 고장이기도 하다.
어느 곳이든, 그곳이 아니면 먹기가 힘든 지역의 특산 음식들이 있다. 이탈리아의 피자와 파스타, 일본의 초밥과 라멘, 카레의 본고장인 인도의 커리, 프랑스의 바게트, 중국의 만두, 태국의 똠얌꿍, 그리고 한국의 김치와 비빔밥 등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들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도 있다. 그것을 향토음식이라 말하는데, ‘그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식료품을 가지고서 그 지역 특유의 방법으로 만드는 음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군산의 꽃게장, 고창의 풍천장어, 부안의 바지락죽, 김제의 총체보리 한우, 임실의 치즈, 완주의 붕어찜, 순창의 전통장류, 남원의 추어탕, 무주의 어죽, 전주의 콩나물국밥과 비빔밥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정읍을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정읍이 자랑하는 단풍명소 내장산 아래의 시그니처라 말 할 수 있는 산채정식이 그것일까?
지난 2019년 정읍시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중 하나로, 사단법인 둘레가 주최한 ‘오정해의 농담 토크콘서트’ 시리즈 중 ‘미작(味作)’에 게스트로 참석한 요리연구가 유현수 셰프에게 오정해가 물었다. “정읍의 대표 음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유 셰프는 잠시 침묵 뒤 “여러 가지가 있죠. 백반도 있고, 소고기 등등……”. 그렇다 여러가지가 있다. 그런데 대표적으로 콕 집어 말 할 수 있는 음식은 없다. 이것이 정읍 음식의 현실이다.
사실 정읍시 역시 이 지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2016년 정읍시는 대표음식 브랜드명을 ‘단풍미락’이라고 정한 뒤 ‘귀리떡갈비’, ‘쌍화차삼합’, ‘사과맥적’ 등 3종의 음식을 개발주제로 선정하고서 연구에 나섰다. 정읍의 특산물인 귀리와 훌륭한 육질의 한우 그리고 쌍화차로 맛을 낸 음식들이었다. 나아가 그 해 3곳의 전문점과 7개의 맛집을 선정해 개발된 대표음식의 보급과 홍보에 나섰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정읍의 대표음식으로서는 선명치 않다.
음식은 관광과 함께하는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다. 그렇기에 자치단체든, 사업체이든지 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22대 총선에서 재선 의원이 된 윤준병(정읍·고창) 국회의원이 며칠 전 이와 관련된 내용을 페이스북에 썼다. 지인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정읍의 대표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데,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새야 새야 파랑새야’에 언급된 ‘녹두’를 재료로 한 음식과, 생산두수 1,2위를 다투는 정읍한우, 거기에다 어느 지역보다 맛이 좋은 정읍막걸리를 패키지로 엮어서 정읍의 대표 음식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의견들이 제시되었다”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윤 의원은 ‘열심히 추진해 볼 생각’이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댓글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한다’, ‘추진 되면 맛있는 녹두전 레시피를 공유해 보겠다‘는 등의 의견들이 달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과 같이 그 지역을 충실히 나타내는 특산품의 개발이 결국 그 지역의 관광활성화를 좌우한다.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고, 정읍시 역시 사계절관광을 표방하는 만큼 특산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발굴과 홍보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 국회의원의 노력으로 다시 한 번 거론될 지역 음식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조영동(정읍문화도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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