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지자체들이 국가가 첫 지원한 무려 1,000억 원대에 달하는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못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곳곳에서 꼬리 문 청년층 출향행렬, 학교와 병의원 줄폐쇄, 버스운행 중단 속출, 1만채 가깝게 방치된 빈집 등 지방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무색할 지경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지자체에 배분된 문제의 2022~23년도분 지방소멸 대응기금 집행률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평균 5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2,058억원 중 1,035억 원을 사용한 게 전부였다. 즉, 1,023억원 가량을 못쓰고 남겼다.
지자체별론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도청과 장수군청의 경우 각각 100% 가까운 집행률을 기록해 눈길 끌었다.
도청의 경우 주로 보조사업자인 일선 시·군청이나 기관단체 등에 관련 사업비를 지원하는 광역 지자체의 특수성이 반영돼 기금 집행률이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장수군청은 그 실행 기관임에도 철저한 사전준비 덕에 총 140억원 규모인 기금을 제때 제대로 다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스마트팜 패키지 지원과 꿀벌 6차산업단지 조성 등 관련 사업안 2건 모두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까칠한 민원까지 적지않은 시설물 구축임에도 큰 걸림돌 없이 추진했다.
군 관계자는 “오랜기간 준비해온 사업안을 정부에 제안했고 그 안이 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준비기간이 길었던만큼 예산 편성과 의회 승인, 토지 매입과 설계작업 등 행정절차를 밟는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여타 지자체들은 터덕 거렸다. 실제로 도청과 장수군청을 제외한 10개 시·군 집행률은 평균 약 25%대로 뚝 떨어졌다.
주 요인은 행정절차 지연과 민원 등이 지목됐다. 애당초 사업계획 자체가 허술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도내 사업안의 경우 청년층 일자리 창출과 농어촌 정주여건 개선 등 40여건 모두 정부 사전평가에서 단 한건도 A등급을 받지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
자칫 적기투자 실패로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부턴 정부 사전평가에서 기금 집행률 부문 평점이 상향조정 예고됐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현재처럼 집행률이 낮으면 평가등급은 더 떨어지고 이듬해 배분액 또한 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자치도는 이를 문제삼아 오는 23일 시·군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비상을 걸었다.
도 관계자는 “지방소멸 대응기금은 말그대로 소멸위기 억제와 민생 안정에 도움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적기에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대책회의는 그 집행률이 부진한 이유가 뭐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를 함께 논의하고 독려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재작년부터 배분된 지방소멸 대응기금은 소멸위기에 처한 전국 인구감소지역과 그 관심지역 총 89곳에 매년 1조 원씩 지원하도록 됐다.
도내에선 전주, 군산, 완주를 제외한 11개 시군이 포함됐다. 그 광역 지자체인 전북자치도 또한 별도의 기금이 배분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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