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은 따뜻하게 빛을 뿌리고 있다. 이제 다시 하느님을 믿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괴테, 이탈리아 기행>
이탈리아는 22개 주로 구성되어 있다. 행정 단위의 최소 단위인 코뮤네는 7,090개이다. 특이한 것은 22개주라 함은 22개의 언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남부의 브린디시에 30km정도만 떨어진 동네인데도 서로의 고유의 언어를 쓰거나 방언을 사용하면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현재 사용하는 공식 언어는 피렌체 언어이며 언어통일의 공은 단연 단테가 으뜸이다.
2회 차에 소개한 오르티세이의 돌로미티 알프스는 수디트롤알토디아제주(州)이다. 오늘 소개하려는 트렌티노와 알토디아제 지역을 합하여 트렌티노알토디아제주(州, Trentino-Altdiage)이다. 1차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오스트리아는 수디트롤알토디아제(남부 티롤 알토강 상류라는 뜻)을 이탈리아에게 배상금으로 양여한다. 행정구역은 볼차노도(수디티롤, 약 7,400㎢)와 트렌토도(트렌티노, 약6,200㎢)로 구성되어 있다. 볼차노도의 특징은 원래 오스트리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분리 또는 오스트리아로 합병하려는 운동이 있어 1946년 그루버-데 가스페리 협정을 통해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인정하여 “특별자치도”가 되었다. 이 특별자치도가 지방자치제도의 세계적으로 표준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주도, 강원도에 이어 전라북도가 자치도로 출발하였다. 벤치마킹하면 좋을 것이다.
트렌티노주는 알프스 산악지대의 끝자락으로 보면 된다. 농업·축산업과 제조업이 강하다. 트렌토 대학이 있으며 이탈리아내에서 항상 5위내에 든다. 필자가 트렌토에 7개월간 머무는 이유는 트렌토대학에서 안식년하기 때문이다. 트렌토 시내의 중앙에 흐르는 아디제 강에는 옥빛 물이 엄청난 양으로 흐른다. 모두 알프스 산의 빙하 녹은 물이다. 수돗물도 그냥 먹을 수 있다. 그만큼 물이 깨끗하다.
나를 초대한 트렌토 대학의 클라우디오 교수의 별장이 트렌토에서 1시간 거리의 본도네산 한 가운데에 있다. 한참 더운 8월에 트렌토 시내는 35도에 육박하는데 이곳 산은 쾌적하다. 산에 있는 자연재료로만 이용하여 불도 피우고 피자도 구워 먹는다. 피자 오븐의 내부의 벽돌이 검은색인데 오븐 내에 온도가 370도가 넘으면 하얀색으로 변하고 그때부터 구우면 된다. 햇살은 따사롭고 시원한 바람이 코를 간질인다. 잔디도 깎고, 땔감도 한다. 점심식사 후, 30도의 리몬첼로술을 한잔하고 낮잠을 한 잔 늘어지게 잔다.(그림1) 가을에는 밤 줍고, 버섯도 딴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밤과 버섯을 줍는다. 2~3 살부터 부모하고 같이 대자연을 즐기는 생활을 하니 얼마나 바람직한 생활인가?
이와 더불어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운동을 장려하고 웬만하면 걷게 한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게 유도한다. 각 마을에 도심에는 마을의 대표 성당이 있고 중앙광장이 있다. 그 주위에는 ZTL구역은 차의 운행을 아예 금지시켰다. 나 같은 경우에도 슈퍼마켓이나 트렌토 광장 성당을 다니면 기본적으로 5~6천보는 걷게 된다. 무엇보다 깨끗한 공기가 이와 함께 즐기고 건강한 삶을 누리게 만드는 연습을 어릴 때부터 시키는 것이다. 이탈리아나 그리스의 장수 마을이 산기슭에 있어 고갯길을 올라다니는 것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
레비코 테르미는 트렌토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조그마한 동네이다.(그림2) 이 동네에 합스부르크 왕가의 별장으로 쓰였던 것을 아스브루지코 공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공원은 너무나 예쁘게 조성시켜놓고 호텔도 있다. 시내보다 싸고 빵 맛이 너무 좋다. 부경대 이봉교수 부부하고 같이 들렸다. 정말 좋다고, 여기는 TV의 여행 프로그램에 나올만한 곳이라고하며 공원 벤치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빵도 두둑이 사갔다. 시내의 반값인 듯하다. 주위에는 칼도나쪼 호수와 레비코 호수가 있다. 겨울에 크리스마스 마켓은 동화의 나라이다. 정말로 예쁘다. 이곳에 클라우디오 교수의 포도밭도 있어서 주말이면 포도를 수확을 하여 자기 자신의 브랜드가 있는 와인을 직접 생산한다.
리베 델 가르다 호수는 트렌토에서 약 5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그림3) 이탈리아 내륙에서 제일 큰 호수다. 호수의 둘레만 50km가 넘어 차로 돌며 구경해도 거의 하루가 소요된다. 호수 내에 동네끼리 연결되는 유람선과 수상 버스가 있을 정도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거의 모든 코뮤네 자체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여는데 가르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작은 편에 속하지만 너무 예쁘다. 방문한 날에는 공교롭게 오색찬란한 서기방광의 채운이 아주 선명하고 크게 나타나 우리들을 환영해 주는듯하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종교 행사나 국가적으로 중대한 일이 있을 때 생기는 초자연현상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여름의 가르다 호수에는 바캉스객이 전 유럽에서 모여든다. 정말로 예쁜 동네이다. 시르미오네는 가르다 호수에 낚시 바늘처럼 생긴 섬이다. 비긴 어게인의 박정현이 찾아 유명해졌고 마리아 칼라스, 괴테, 스탕달 바이런, 릴케 등 수많은 대문호가들에 영감을 주었다.
몰베노는 알프스 돌로미티 브렌타산 자락에 있는 동네이다. 몰베노 호수가 있다.(그림4) 물색깔이 눈부신 옥색이다. 이곳에 풍광은 돌로미티 알프스 명소 10선에도 드는 정말로 예쁜 곳이다. 동네가 고즈넉하고 가족끼리 어울려 힐링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이탈리아산악의 어느 곳에 다 있듯이 케이블카와 곤돌라 등이 있고 조그마한 동리 단위의 마을까지도 스키리프트가 다 있다. 정적이 흐르는 마을이다. 호수 앞 바에서 산 젤라또가 정말 맛이 있다.
아르테 셀라(Arte Sella)는 자연 재생의 일환으로 꾸며진 현대 대지미술(Land art)의 일환으로 1986년에 개관하였다. 수십 년 전에 이 지역에 크나큰 폭우와 자연재해로 자연환경이 파괴되었다. 이에 재생 일환으로 순전히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만 설치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지난 삼십여 년 동안 200여 명이 넘는 각국의 예술가들이 참가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재효 작가의 작품(제목: 0121-1110=115075)이 전시되어 반가웠다.(그림5) 찾아갔을 때는 베네치아 지역에서 온 초등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산에서 나뭇가지를 주어와 설치 미술 작품들을 보고 모방·창작을 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대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독창적인 것을 표현하고 몸소 수양하는 학생들이 부러웠다. 전 세계에 예술가 40%가 이탈리아 출신이거나 관계가 있다하니 이탈리아가 르네상스부터 부흥시켜놓은 예술의 원동력을 알게 한다.
캄브론초이 목장(Agritus Malga Cambroncoi)은 농촌관광(Agriturismo, 아그리투리스모)의 일환으로 목장에 BnB숙소, 식당, 유제품가게 등을 갖추어 놓고 목동토속음식, 치즈관련 제품 등을 관광과 연계한 새로운 농촌살리기 상품이다.(그림6) 비근한 예가 투스카니 지역의 아그리투리스모이다. 투스카니 지역을 소개할 때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 트렌토 시내에서 펄진(Perguin)방향으로 약 50분 정도, 해발 1,500m 지점까지 올라가면 산 오르솔라 테르미 코뮤네에 이 목장이 있다. 목동들이 먹는다는 음식을 시켰는데 폴렌타, 소시지, 콜슬로우, 양고기 등이다. 아주 맛있었으나 양이 많아서 반도 못 먹었다. 알프스 산자락에 높은 산에 정말로 풍광이 아름답기 그지없이 높은 곳에 소화 양들에 대해 오로지 풀만 먹여 고기와 우유 치즈를 생산한다. 이러한 관광목장이 이탈리아 정부에서 권장한다.
베세네로의 베세노성은 산꼭대기에 위치한 성이다.(그림7)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하여 성주가 살았던 곳으로 1980년경에 최대한도로 원형을 살려 복원하였다. 중세 시대의 생활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러한 성은 이탈리아의 수도 없이 많다. 수만 개 이상이 된다. 그런데 운 좋게도 이 성을 찾은 날 바로 베세네로 마을에 와인축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전혀 예상치 않았던 축제를 만났다. 말 그대로 가는 날이 장날이 되었다. 맥주와 와인 마시고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며 동네 사람들하고 어울렸다. 대부분이 이탈리아 마을에서 8~10월이 되면 이와 같은 와인축제가 사방에서 열린다. 음식 값도 정말 싸고 바가지라든지 그런 것은 전혀 없다. 초등학교생 어린아이까지 다 서빙하였다. 우리는 이방인이라고 정말로 잘 대해 주었다. 이탈리아는 이러한 코뮤네 단위의 축제를 2천년 이상을 즐겨왔다. 한동네에 이러한 축제가 1년에 서너번은 된다고 한다. 행사는 거의 동네주민들에 의해서 운영이 되니 알찰 수밖에 없다. 소박하지만 정겹고 재미있다. 이탈리아가 지난 2000여 년 동안 풍요롭게 살았던 것을 몸소 체험하는 멋진 기회를 가졌다. 이 베세네로 마을뿐만 아니라 몇몇 마을의 와인 축제와 다른 축제에도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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