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지은이 질 들뢰즈, 옮긴이 신지영, 펴낸 곳 갈무리)'은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인터뷰, 기고문, 편지글 등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자본주의와 분열증’을 둘러싼 정치철학, 영화와 철학사 그리고 친구에 대한 추모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단독 인터뷰 12편, 펠릭스 가타리와의 공동 인터뷰 1편, ‘편지’라는 이름이 붙은 책의 서문이나 부록 등 3편, 미발표 원고 1편 등 1972년부터 1990년 사이에 발표되거나 진행된 총 17편의 글이 다섯 개의 부로 분류되어 있다. 각 수록 글들은 짧은 분량이지만 들뢰즈 철학을 개관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방대한 주제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다. '안티-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시네마' 1권과 2권 등 들뢰즈의 주저 출간 직후 진행된 인터뷰들을 비롯하여 철학, 영화, 그리고 정치에 관한 들뢰즈의 친절한 설명을 만날 수 있다. 들뢰즈 철학의 입문자와 전공자 모두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안겨줄 책이다.
거의 이십 년에 걸쳐 이루어진 인터뷰 원고들을 한데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가? 협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아직 전쟁 중인지 아니면 벌써 평화 상태인지 알 수 없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 철학이 시대에 대한 분노와 불가분하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대가 보장하는 평온함과도 분리되지 않는다. 하지만 철학은 권력이 아니다. 종교, 국가, 자본주의, 과학, 법, 여론, 텔레비전은 권력이지만 철학은 아니다. 철학에 커다란 내부 전투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관념론-실재론 등), 그것은 그저 웃자고 하는 전투들일 뿐이다. 철학은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권력들과 전투할 수는 없지만, 그 대신 철학은 그들에 대항하여 전투 없는 전쟁, 게릴라전을 벌인다. 또한 철학은 그들과 대화할 수 없는데, 이는 그들에게 할 말도 소통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오직 말을 할 뿐이다. 권력들이 외적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각자의 내부로 침투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철학과 함께 스스로와 게릴라전을 벌이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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