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023년 한해도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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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올해 7월부터 5개월째 안식년으로 있는 트렌토 대학은 이탈리아 트렌토시에 있다. 이 고즈넉한 도시에도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인기가 있는 돌로미티 알프스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서 날씨는 정말 환상적이다. 파아란 에메랄드 빛의 높디높은 하늘에, 우람하다 못해 엄청난 크기에 바위산인 돌로미티(백운암)의 웅장한 산, 사람 손이 전혀 가지 않은 대자연, 그리고 가장 부러운 정말로 “깨끗한 공기”는 트렌토시의 트레이드마크이다.



딱히 장마, 우기 등도 있지 않은 것 같은데 도심을 흐르는 아다제 강에는 일 년 내내 옥빛 강물들이 흘러넘쳐 흐른다. 대부분 유럽 도시와는 달리 트렌토시의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다. 이는 트렌토 시내 주위에 있는 알프스 산자락에서 만년설이 녹은 물들이 일 년 내내 공급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너무나도 깨끗한 공기와 물이 제공되어 건강에 기본적으로 너무 좋다.



이 알프스 산자락에도 소설(小雪)을 지나 대설(大雪)이 가까워 오니 겨울이 어김없이 온다. 낙엽이 지고 날씨가 쌀쌀해진다. 이는 트렌토를 비롯하여 구미지역의 최대의 명절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는 뜻이다. 이 시기가 다가오면 대부분의 유럽에서는 11월 말부터 그 다음해의 1월 초까지 크리스마스 축제의 일환으로 크리스마스마켓이 개장한다. 참으로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여러 가지 주민 참여 행사가 동반되어 한껏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트렌토 시내 두오모 광장에는 약 20여m 이상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4천개의 전구에 점등되었다. 각 상점에서는 할인행사가 시작된다. 세일은 정말로 세일이다. 팔던 가격에서 30~80%까지의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팔던 가격을 올려놓고 깍아주는 행사가 아니다. 눈여겨봐두었던 옷이라던지 여러 물건을 사는 즐거움 또한 소소하다.



구시가지 시내의 좁디좁은 골목을 달리는 꼬마기차는 캐롤과 함께 신나게 운행되어 어린이들에게 꿈과 동화 같은 이야기들을 선사한다. 덩달아서 아이들을 데리고 타는 부모와 할머니·할아버지들도 신이 났다.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가족을 위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선물 그리고 여러 가지 음식으로 흥을 북돋운다.



금·토·일요일 주말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하루 종일 북적인다. 이러한 크리스마스마켓은 트렌토시 뿐만이 아니라 자그마한 크기의 온 동네까지 즐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설날이나 추석 때와 거의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이 크리스마스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이들이 정말로 많다. 어른과 어린이이들의 비율이 반반 정도까지도 되는 것 같았다. 갓난아이부터 유치원·초·중·고등학교 아이들이 가족들과 그리고 친구들과 와서 즐긴다는 것이다. 이 어린아이들이 많다는 것은 정말로 부럽다. 우리나라하고 가장 대비된다.



국내에만 있으면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줄어드는 즉, 인구 소멸이라고 하는 것을 별반 느끼지 못하나 이렇게 외국에 나와 있으면 정말로 몸소 느끼게 사실이다. 유럽국가 어딜 가나 유모차를 탄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유럽 대부분 국가들의 출산율은 2.0 이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이 이렇게 많이 보인다.



그러니 이를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로 어린아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되고, 이것은 여러 가지로 사회가 결코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이다. 결국 우리 중장년 세대들이 나라를 잘 먹고 잘 사는 부자나라를 만들었을지언정,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별반 행복하게 느끼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었다는 뜻이 된다.



현재는 온갖 백약처방이 난무하고 있으나 무효이다. 올해 말이 되면 출산율이 0.6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정치권을 비롯하여 중장년 이상들의 국민들이 각성하여야한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우선 일찍 결혼하고, 다음에 결혼하면 아이를 낳고, 다음에 아이를 낳더라도 그것도 3~4명씩 낳을 수 있는 건강한 사회 구조를 제공하여 주어야 한다. 건강한 사회의 인식을 주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마음이 되어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야 한다.



다가오는 2024년 새해에는 다른 문제는 고사하고 이 저출산율 문제가 해결되는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강길선(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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