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를 사랑하는 까닭은(지은이 신정일, 펴낸 곳 작가)'은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시인이 걷고 또 걷는 이유에 대한 문답이 시편으로 오롯이 담겨있다. 시인은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다.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동학과 동학농민 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펼쳤으며,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집은 4부로 나뉘어져 모두 62편의 시를 수록, 시인이 걷고 또 걷는 이유에 대한 문답이 시편으로 오롯이 담겨있다. 시인은 삶의 목적이 길 위에 있는 것처럼 걷는다. 신정일의 사유는 길 위에 있고, 길은 몸으로 쓰는 원고지인 셈이다. 그는 오늘도 걷고 있을 것이며, 길에 대한 원고를 쓰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걷는다’는 행위와 ‘쓴다’는 행위는 그에게 ‘왜 사는가’와 같은 실존의 물음과 같다. 이처럼 ‘아직도’라는 단어는 신정일 시인이 육필로 쓰는 시의 문법인 셈이다. 시인은 “시는 곤궁한 다음에야 나온다.(詩窮而後工)”는 구양수의 말을 실감하며, “길은 잃을수록 좋”고 “더 많이 길을 잃고 헤매야 하는 그것이 내 운명”이라고 말한다. 시집의 제목을 ‘아직도’라는 단어로 시작한 것도 ‘걷는 인류’의 숙명을 이어받은 종족의 후예임을 자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생 인류는 아프리카 대륙의 칼라하리 사막을 떠나 약 6만 년 전부터 걸어왔다. 걷는 행위는 인류사의 기원인 셈이다. 정착지를 벗어나 위험을 무릅쓰고 처음 걸어간 이는 누구였을까? 시인은 인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까지 걸어온 그들의 후예인 셈이다. 현생 인류가 정착지를 떠나 걸어간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을 터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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