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의 동학 보고 민주주의 배워야” 나주에 최초 동학사죄비 제막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등 기부금 통해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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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한·일 두 나라 시민들이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동학농민군 학살을 사죄하는 비를 세우는 것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9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나주시 죽림동 나주역 시민공원에서 일본 동학기행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제막식’이 열렸다.

“한국의 동학농민혁명은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근본입니다. 일본은 한국의 동학을 보고 민주주의를 배워야 합니다”

이는‘나주 동학농민혁명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사죄비) 제막식에 참석한 일본인들의 말이다.

사죄비는 지난 2019년 10월 나주시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등과 일본 동학기행단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해 기부금을 통해 건립됐다.

사죄비는 한일동학기행에 참여해온 일본 시민들이 주도했고 나주 지역민이 모금운동에 참여해 세웠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나주 동학군에 대한 일본군의 만행을 사죄하는 뜻이 담겼다.

사죄비 건립의 주체는 일본 시민단체인 ‘일본시민 동학기행단’과 나주시, 원광대 원불교 사상연구원이다.

당초에는 ‘위령비’ 형식으로 추진됐지만, 일본군의 잔인한 학살 작전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담아 ‘사죄비’로 변경됐다. 사죄비에는 ‘나주에서 희생당한 동학농민군을 기리고자 일본 시민들이 먼저 사죄의 마음을 담은 성금을 자발적으로 모았다.

한국 시민과 나주시의 협력으로 비를 세우게 됐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사죄비에는 일본군 후비보병 19대대가 나주에 주둔하며 서남해 항일 동학농민군을 섬멸하는 학살작전을 전개하였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19대대 대대장 미나미 고시로가 나주초토영에서 전봉준 장군을 심문했다. 이후 전봉준은 서울로 압송되어 일본 공사와 일본 영사의 심문을 받고 교수형 판결을 받아 처형됐다. 그런데 전봉준은 아직도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나주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조선(朝鮮)의 보국안민(輔國安民)의 기치아래 봉기했던 동학농민군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희생된 땅입니다. 그 가운데 1894년 12월 10일(양력 1895년 1월 5일)에 일본군 후비보병(後備步兵) 제19대대가 나주성에 입성한 이래 전라도 서남해안 일대에서 최후의 항쟁을 계속하고 있던 동학농민군은 근대식 소총과 전술로 무장한 일본군의 '전원살육 작전'으로 처절하게 희생되었습니다. 또한 각지에서 압송되어 온 동학농민군 지도자 수백 명은 나주 초토영(지금의 나주초등학교)에서 희생되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깊은 상처를 간직한 나주를 미래의 상생 평화의 나주로 만들고자 한일(韓日) 두 나라의 양심적인 지식인과 뜻있는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이 나섰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의 한일 공동 심포지엄을 통해 나주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복원하는 한편, 그 성과에 기반하여 나주에서 희생당한 동학농민군을 기리고자 일본 시민들이 먼저 사죄의 마음을 담은 성금을 자발적으로 모아 주었으며, 여기에 한국 시민과 나주시의 협력으로 이 비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 조그마한 사죄비가 지식인과 시민 연대를 뛰어넘어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023년 10월 30일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 나카츠카 아키라

홋카이도대학 명예교수 이노우에 카츠오

한일동학기행 참가자 일동'



같은 내용이 뒷면에 일본어로도 새겨졌다. 사죄비 제막식은 나주 시민의 날에 열렸다. 제막식에는 일본인 동학기행 참가자등이 참여했다.

나주는 동학농민혁명 때 나주성에 입성한 일본군에 의해 동학농민군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희생된 지역이다. 동학혁명 당시 일본군 쿠스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진중일지’를 보면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는 1895년 1월 5일부터 2월 8일까지 호남초토영(현재 나주초 자리)에 주둔하며 각지에서 압송돼온 농민군 지도자 783명 이상을 처형한 것으로 나온다.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은 2006년부터 나주를 방문해 나주의 동학 역사를 기려왔다.

한편 제막식에서는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사죄비 건립에 앞장선 나카츠카 아키라 나라여대 명예교수의 별세소식이 알려지자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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