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가야' 관광자원화로 농촌재생

남원에 이어 장수도 세계문화유산 도전
박물관 순례길 등 탐방시설 구축도 박차
고대유산 보존하며 지역 재생에도 활용

기사 작성: 정성학 - 2023년 09월 18일 15시35분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전경.

/사진=전북도 제공

이른바 ‘철의 왕국’, 남원 가야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유사한 유적지가 산재한 전북 동부권에서 루리티지(Ruritage) 사업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쉽게 말하자면 사시사철 국내외 관광객이나 수학여행단으로 북적이는 전주, 경주, 공주 등처럼 고대문화 유산을 잘 보존하고 관광자원화 해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안이다.

전북도는 18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전날(17일)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호·영남 가야 고분군 7곳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한 것에 대해 “전북 가야문화 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세계인들이 함께 누리고 보존해야 할 대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유산이 갖는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관광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장수 동촌리와 삼봉리 고분군 등 장수지역 가야 고분군도 세계유산 명단에 함께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백두대간에 자리잡은 장수 고분군은 대규모 철산 개발과 사통팔달 교역망을 장악했던 가야 정치체제의 존재감이 확실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타 지방 유적지보다 발굴조사나 그 검증작업이 늦어지면서 공동 등재 대상에서 일단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다.

유네스코 루리티지 사업, 즉 고대문화 유산을 잘 보존하되 관광자원화로 지역사회 재생을 촉진하는 사업도 도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론 최근 시작된 남원 가야 고분군 주변 정비사업과 홍보관 건립사업을 신속히 마무리 짓기로 했다. 장수, 무주, 임실, 완주 등 전북 동부권 가야 유적지를 아우를 관광기반시설 구축사업 또한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영남권과 달리 전북 동부권에 산재한 제철이나 봉화 유적지를 소재로 한 박물관이나 전시관 설립, 축제나 순례행사 등을 개발해 차별화 하겠다는 안이다. 이미 전북 동부권은 당대 절대권력을 상징하는 봉수대와 제철 유적지만도 모두 690여 곳이 발견돼 큰 주목을 받아왔다.

김관영 도지사는 “남원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해주신 문화재청과 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 관계기관과 연구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전라북도는 앞으로,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한 자치단체로서 세계인과 함께 이를 누릴 수 있도록 활용정책이나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도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네스코는 지난 17일 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를 열어 호·영남 지자체 7곳이 공동 신청한 ‘가야 고분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가야 고분군은 ▲남원시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시 대성동 고분군 ▲함안군 말이산 고분군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군 송학동 고분군 ▲합천군 옥전 고분군 등 모두 7곳을 지칭한다.

김해, 함안, 고령지역 고분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지 약 10년만, 남원과 창녕 등으로 확대돼 공동 등재에 도전한지 약 2년 반,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그 가치를 인정해 등재를 권고한지 4개월 만이다.

이로써 전북지역 세계유산은 고창 죽림리 지석묘군(2000년), 익산 왕궁리 유적(2015년), 정읍 무성서원(2019년), 고창 갯벌(2021년)을 포함해 모두 5건으로 늘었다.

한편, 가야(46~562년)는 호·영남에서 독특한 연맹체제로 고대 문명사회를 이뤄왔고 이중 전북 동부권 유적은 1983년 88고속도로 건설도중 첫 발견된 뒤 올해로 40년째 발굴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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