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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가” 한지에 입힌 옻칠로 표현한 작업은 삶의 방향에 화두를 던진다

전북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인 김혜미자 선생,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동아시아문화도시 종이문화 특별전 개최

기사 작성: 이종근 - 2023년 09월 12일 14시23분

전북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인 김혜미자 선생의 일생을 담은 특별전이 1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2층 홍보관에서 열린다.

이 자리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종이문화 특별전으로 열린다. 작가는 마음을 비우고 내맡김으로써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무위의 가치를 변화를 수용하는 옻칠이 주는 깊고 묵직한 울림으로 전달한다. “나는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가” 한지에 입힌 옻칠로 표현한 작업은 삶의 방향에 화두를 던진다.

전시엔 전통 목가구의 크기 그대로의 골격에 전통 한지에 문양을 내 일일이 붙여 우아하게 옷을 입힌 장과 농, 색실첩, 색실함 등 80~90여 점을 선보인다. 김보유자가 하는 작업 기법은 고운 자태만큼이나 많은 시간과 정성, 손길로 매만져야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의 작품은 높은 완성도와 섬세한 모양으로 한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색실함과 색실첩’은 골격부터 문양지까지 모두 전통 한지로 만든 작품으로 “섬세한 한지 문양으로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전통의 정감을 물씬 느끼게 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합지로 만든 색실함의 양 날개가 곧게 서 있고 천연 염색한 한지 문양을 잘 살려 전통한지공예의 진수로 꼽힌다.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1987년 색지공예에 입문했다. 1993년 전북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던 장인은 그로부터 30 여년이 지난 지금도 작품 활동에 몰두한다.

“고운 한지의 색에 반하고 찰랑거리는 한지 소리에 취해 잠깐의 시간이 지난 듯한데 어느새 30여년이 지나버렸습니다. 특별전 초대를 받고 지난 반년간 다시 소녀가 된 듯 설레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오래 된 작품들을 다시 손보며 부끄럽지만 대견했고 낡았지만 여전히 고와 뿌듯했습니다. 이 특별전을 위해 힘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나에게 항상 자랑거리인 제자들에게도 고맙습니다. 우리의 한지가 오래도록 귀하게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작가는 “단순하면서도 오묘한, 곱고 세련된 색실함과 색실첩, 반짇고리 등 장인은 아름답고 쓸모 있는 유물을 내 손을 직접 만들어야겠다”며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미술관 박물관, 골동품 가게 등을 집처럼 드나들며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며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주여고를 졸업한 장인은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상기호 작가에게 색지공예를, 충남무형문화재 지승장 최영준 장인에게 지승공예를 사사했다. 한지의 고장이지만 한지공예의 불모지였던 1990년 초반 전주에서 이의 보급을 시작으로 지역 한지공예 발전에 공헌한 그는 국내 및 일본 등 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었다. 제1회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고 전주시민의 장 문화장, 전북도지사 감사패, 문화관광부장관상, 국새 제작 참여로 대통령 포상을 받았다.

단절된 한지공예의 맥을 잇고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는 등 전통 한지공예 활성화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음이 높이 평가돼 문화재 보유자가 됐다. 현재 (사)한지문화진흥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초대 일시는 15일 오후 4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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