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카렌시아(지은이 최준렬, 펴낸 곳 현대시학)'는 신생아를 받아 안던 손길로 삶의 시 한 편 한 편을 엮어냈다.
“루프의 날개가 닿지 않는/ 미세한 틈새를 찾아/ 아슬아슬하게 착상했으니/ 약 0.6% 확률로 생긴 거네요/ 저는 잉여인간일까요?”('잉여인간'), “꿈틀거리는 아이를 가슴에 올려주지만/ 좀처럼 다가가지 않는/ 어린 엄마의 손”('도시의 무의촌') 등 이번 작품집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경험한 시편들이 많다.
다비목을 준비하는 스님처럼 시인의 “빈 곳에 꽉 찬 평화”('다비목(茶毘木)'가 여러 시편에서 고루 읽혀져 감동의 잔물결이 인다. 시인은 신생아를 받아 안던 손길로 삶의 시 한 편 한 편을 엮어냈다,
도시집중으로 인한 과잉 경쟁구조 아래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젊은이들의 실태이자 무분별한 성의식에서 준비없이 태어난 생명체에 대한 아픈 경험들인 만큼 더 주목하게 된다. 은퇴를 앞두고 바닷가 농막을 찾아간 시인보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 어미 고양이와의 마주침도 그렇다. “출생신고도 안 됐을 새끼 세 마리/ …/ 가난한 어미 해변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네”('바닷가 산후조리원'). 결국 '접영(&;泳)'에서 처럼 “양수(羊水) 속으로 들어간다/ …/ 소음이 사라진 수면(睡眠)/ 퇴행하듯 찾아가는/ 태아胎兒의 꿈”에 이르러 마침내 “소명(召命)을 다한 신부(神父)의/ 은퇴 미사처럼” “마음의 파문을 일으켰던/ 핸드폰 전원을 끈다/ 그저 침묵하는 곳” '영혼의 카렌시아'에 다다르게 된다.
지은이는 부안 출신으로, 전주고, 전북의대, 가천의대 대학원을 졸업.산부인과 전문의, 의학박사로, 1999년 '순수문학'으로 수필, 2009년 '문학세계'로 시 등단을 했다. 시집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 ''기척 없는 것들'. '손끝', 산문집 '세상을 임신한 남자'가 있다. 시흥YMCA 초대 이사장, 시흥시민뉴스 초대 발행인으로,
현재 시흥시 중앙산부인과 원장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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