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익(한국석면안전관리협회 회장)
마법처럼 놀라운 석면, 내마모성, 절연성, 내화성, 내열성, 섬유성, 방부성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는 석면은 산업적·상업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아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그중 약 80% 이상이 건축 자재의 원료로 사용되었으며, 대표적으로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지붕재로 사용된 ‘슬레이트’와 천장재로 사용된 ‘텍스’이다. 석면과 시멘트를 혼합하면 ‘슬레이트’ , 석면과 석고를 섞으면 ‘텍스’가 되는 형식이다.
석면은 왜 위험한 걸까? 석면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숨을 쉴 때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먼지는 1차적으로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지고 2차 가래로 배출되어 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1㎛=0.001㎜) 이하인 미세먼지는 폐 안으로 들어가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다. 폐포에 미세먼지가 들어오면 이물질에 대한 공격과 청소를 담당하는 폐조직의 대식세포가 활동을 시작한다. 대식세포는 미세먼지를 먹어서 소화 분해하거나, 미세먼지를 먹은 상태로 점막이나 림프관 등 다른 장소로 옮기게 되는데 이렇듯 미세먼지 정도는 폐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우리 몸이 어느 정도는 스스로 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석면 같은 광물질은 스스로 정화하기가 아주 까다롭고 어렵다. 심지어 석면은 산이나 알칼리 등에도 부식되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우리 몸속에 남아 계속 손상을 주며, 특히 석면섬유의 경우 길이가 길어 하나의 대식세포로는 석면섬유를 제거하기 어렵고,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효소에 파괴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석면섬유를 감싸는 과정에서 대식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지금 갑자기 걱정이 생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슬레이트에 고기를 구워 먹었던 사람이다. 다행히도 그런 사람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학계에서는 석면이 호흡기로 들어올 경우에는 매우 해롭지만, 소화기로 들어올 때에는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낮다고 보고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호흡기와 소화기로 들어오는 석면에 대한 규제 기준도 서로 다르게 정해져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석면건축물 해체작업장 주변의 석면 농도 규제 기준을 1㎤당 0.01개 이하로 정해놓았다. 반면, 마시는 물의 경우 미국 등 극히 일부 국가에서 1ℓ당 7백만개 이하로 권장하고 있으며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는 이 기준조차도 없으니, 슬레이트에 고기를 구워 먹었던 사람들은 안심해도 된다.
석면은 국내에서 2015년 4월 1일부터 대체품이 없더라도 석면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 석면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지금까지 남아있는 석면은 안전한 방법으로 철거와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석면의 철거는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석면해체·제거업체”로 하여금 업무지침을 준수하여 전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석면감리원 또는 석면철거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감독 업무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나는 석면고급감리 및 소규모 석면철거 현장 모니터링 전문위원으로 약 10년간 수많은 석면철거 현장들을 다니면서 매뉴얼을 다시금 교육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주변지역의 석면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업체의 이윤과 편의를 위해 업무지침을 위반하는 공사현장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석면감리의 배정이 의무가 아닌 소규모(석면건축자재 면적이 800제곱미터 미만) 석면철거 현장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석면의 철거와 처리는 작업 현장도 안전이 철저히 지켜져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변에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마스크에 방진복, 안전모 등을 갖추고 보양이 되어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또는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밑 지붕 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그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더군다나 이제 장마가 끝나고 찾아오는 여름철 무더위 때는 그 불편함이 몇 배로 높아진다. 이러다 보니 우리 협회에서는 여름철 현장 점검 때, 복장을 준수하도록 더욱 신경 써서 감독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낮 시간을 피하고 새벽이나 오후 늦은 시간에 작업을 진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안전모 속이나 목에 얼음팩을 넣거나 두르도록 하여 최대한 체온을 낮추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기상특보 시에는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고 석면철거를 진행할 경우 그 피해는 작업자들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에게도 미친다는 점을 잘 알기에 공사현장의 감독 및 모니터링은 언제나 엄격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 협회는 올 해 전라북도 지자체 중 “군산시, 김제시, 임실군” 3개 지자체와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여 슬레이트 철거 현장 및 폐슬레이트 처리의 감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임실군은 2022년에 슬레이트 처리사업 관련 전국 지자체 218개소 중 1위로 평가되어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던 지자체이기도 하다. 전라북도뿐만 아니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계약하여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대구광역시, 경상남도, 경상북도, 충청남도”의 소규모 석면철거 현장 모니터링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곳과 협업하여 안전한 석면해체·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관리 감독 및 현장 모니터링 등 업무 전반을 철저히 수행하여 석면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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