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용욱(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늦잠을 자려는 필자에게 단잠을 포기하게 만드는 일이 있다. 그것은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가는 것이다. 주로 동네에서 가장 큰 대형슈퍼마켓을 가는데 충동적으로 이것저것을 사려는 나와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아내 사이에 소소한 갈등이 생긴다. 장을 볼 때마다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판매대에서 시식용으로 파는 먹거리와 나름의 쓰임새가 있는 신박한 아이디어에 저렴하게 생각되는 새로운 상품들을 보면 개발한 발명가들의 노력과 기발함에 감탄하면서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아마도 발명과 관련된 필자의 직업과도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여행을 가면 먼저 그 지역 또는 동네시장을 둘러보라는 말을 한다. 전통시장은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의 따뜻한 삶 등 지역특성이 반영된 곳이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를 느끼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필수적으로 들르고자 하는 곳으로 지역 전통시장을 손꼽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전북지역에는 현재 58개의 전통시장이 있는데 전국에서 9번째로 지역 인구수 대비 적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별 일별 매출액은 유지되고 있으나 일평균 고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전북지역의 전통시장은 지난 10년간 시장으로서의 기능상실로 사실상 폐쇄된 곳이 6곳이며, 이는 인구감소와 더불어 지역 소멸의 상황을 고려하면 전통시장 수의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재래시장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된 후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시설 및 경영 현대화와 시장정비 촉진으로 지역상권 활성화 및 유통산업의 균형있는 성장발전을 도모하고자 지역의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다양하게 추진되었다. 전통시장에 대한 시설현대화와 공간 재구성 등 하드웨어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왔고, 시장마다의 정체성과 차별화 전략이나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의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도록 다양한 지원이 시행되고 있다.
일본의 고후쿠마치상점가의 경우 의류 및 신발, 음식점, 가정용품, 기타 소매업으로 구성된 광역형 상점가로. 일본에서 ‘일점일품(一店逸品)’ 운동이 처음 실시된 곳으로, 처음에는 상품 개발이 쉬운 식품가게 등 5개 점포가 모여 시작해 현재는 상점가의 모든 점포가 참가하고 있는데 상인회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일품위원회에서 신상품의 제작과정에서부터 신상품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점포간 아이디어 공유 및 지속적인 의견교환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고 이를‘일품카탈로그’제작 및 배포를 통해 개별 점포의 우수상품을 게재하여 홍보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통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지역 주민과 같이 만들어 가고, 소비자가 찾을 수 있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했을 때 활성화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전통시장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젊은이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고 전통시장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청년들이 창출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상품의 연구와 개발, 전시, 체험 및 투자 유치 등이 이뤄지는 스타트업 보육의 기능을 이뤄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전통시장법에 청년상인의 육성 관련 조항이 있고 관련 사업(창업에 따른 임대료 및 점포개선 지원, 창업을 위한 교육, 컨설팅 지원 및 창업체험 프로그램 운영, 창업 성공사례 발굴, 포상 및 홍보, 기타 청년상인의 육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을 촉진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전주 남부시장에서는 청년몰을 통해 청년창업을 유도하여 각자의 아이디어 상품과 음식들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시장활성화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완주군의 경우 2013년 전통산업 IP(지식재산)경쟁력제고사업을 통해 “고산미소”라는 시장브랜드를 개발 및 상표권을 확보하였으며,“고산미소한우”도 시장과 연계된 브랜드로 상표권을 확보하여 시장을 활성화한 사례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여러 지역에서 전통시장과 시장내 상인들이 지원사업을 통해 레시피를 특허권으로 확보하거나, 브랜드를 개발하여 상표권을 확보하여 차별화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관에서도 전라북도와 함께 지식재산권 제도를 활용한 시장상인의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북지역 전통시장 상권활성화를 위해 시장별 고유개성과 특색을 반영한 공동브랜드·디자인을 개발하여 시설·굿즈 등에 적용하고 시장내 개별점포별 컨설팅을 통해 보유상표를 진단하고 상표 및 레시피 도용, 영업비밀 유출, 부정경쟁행위 등에 대한 상담 및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전통시장이 지역만의 특색 있는 향토자원과 결합한 경쟁력을 갖춘 혁신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통과 혁신 그리고 지식재산으로 무장한 스타트업 배출 공간으로 탈바꿈이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삶이 무기력할 때 시장에 가보라는 말과 같이 어릴 적 신기한 것들이 즐비했던 전통시장이, 다시 독특하고 차별화된 신상들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하여 어린아이에게는 꿈을, 젊은이들에겐 도전을, 시장상인들에겐 넉넉한 삶을 채워주는 생동감이 넘치는 곳으로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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