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시민기록활동가

지난주 ‘익산 기록공동체의 의미’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익산시민기록활동가 양성과정의 두 번째 시간이었다. 이 아카데미는 시민이 직접 익산의 기록을 발굴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록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 강좌이다.

익산시는 기록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이 여섯 번째이다. 작년의 사례를 보면, 이 과정을 수료한 활동가들이 익산 민간기록물 전시회 개최 기간동안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전시 중인 기록물의 내용과 가치, 기록물의 수집과정과 보존 노력 등을 소개하고 해설해 주는 도슨트 역할을 톡톡히 해 내었다.

익산시는 지난 3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민간기록물 수집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기록물 수집을 마친 후에는 수집된 기록물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하고, 출품된 기록물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마 이번 양성과정을 수료한 기록활동가들 중의 일부는 8월 말 전시회가 열리면 아카데미를 통해 쌓아 온 역량을 발휘하여 우리 선배와 이웃들이 남긴 기록물을 재미있고, 유익하고 알기 쉽게 해설해 줄 것이다.

이 활동가들의 해설을 따라가며 기록물을 살피다 보면 수 십년 전 나의 기억들이 새록 새록 피어오를 것이며,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이 얼마나 치열하고 다이나믹하게 움직였는지, 그동안 허투루 보아 왔던 내 곁의 물건과 나의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시민들이 그러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할 사람들이 바로 이 시민기록활동가들이다. 물론 시민기록활동가 양성의 주요 목적은 지역의 기록을 찾아내고 생산하고, 보존하고, 기록하는 것이며, 기록물 전시회의 도슨트는 또 하나의 역할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강의는 기록활동가가 되려고 하는 이들에게 기록유산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지, 그 유산을 다루는 기록활동가들의 역할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그리고 활동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기록공동체로서 성장할 때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는 자부심과 소명감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두 시간이라는 짧은 만남과 강의자의 일천한 밑천 탓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란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었으나, 익산의 기록유산을 하나라도 더 배워보겠다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피곤함을 무릅쓰고 함께하는 수강생들 열의 덕분에, 바라던 목적은 이미 절반 이상 달성된 것 같다.

기록공동체란 공동의 기록을 매개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규명해 가는 동시에 기록의 생산과 유통, 보존과 관련되어 공동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주체라고 한다. 강의하는 동안 느꼈던 수강생들의 열의는 그들이 단지 도슨트의 역할에서 머무르지 않고 머지않아 익산의 기록을 생산 유통 보존하기 위해 발걸음을 모으는 기록공동체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주었다. /문이화(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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