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문기(박사·완주군청 교육아동복지과)
지난해 11월, 미국 오픈에이아이(OpenAI) 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ChatGPT)은 질문을 입력하면 마치 사람처럼 시, 소설, 리포트 등 다양한 결과물을 독창적으로 만들어낸다.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하였고, 출시 2달 만에 누적 사용자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문학계에서는 인공지능(AI)이 시집을 발간하기도 하고, 국내 기업들은 앞다투어 챗GPT를 활용해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만큼 악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하 해킹 포럼에서는 악성코드를 생성한 챗GPT가 은밀하게 타인의 컴퓨터에 백도어를 설치하였고, 미국 학생들은 챗GPT를 활용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나 교사들은 구분할 방법이 없다. 누군가는 이러한 악용사례를 방지하기 위하여 챗GPT 활용문서를 찾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챗GPT가 인류의 뜨거운 관심사인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곳에 디지털 기술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이미 수많은 기상정보를 분석하여 날씨를 예보한다거나 환자의 임상실험 데이터를 활용하여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도로의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자율주행으로 연결한 미국 샌스란시스코의 무인 로보택시(robotaxi)는 이미 상용화되어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서비스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 1인 가구에 AI 케어봇을 설치하여 고령자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응급콜, 건강/정서 상태 분석, 보호자 연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시민이 궁금한 것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인공지능 상담사를 개발하여 24시간 행정서비스로 차량 등록, 여권 업무, 정책정보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과학기술 ICT정책·기술동향 보고서(119호)에 따르면 공공서비스에서 활용하는 AI시스템은 불필요한 행정비용의 최소화와 국민 간 정보격차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데이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서비스에 AI 시스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판단이다. 미국은 `25년 공공서비스 부분에서 AI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로 약 5조 6천만 달러로 예측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역시 연 경제성장률이 3.2%에서 5.4%(2035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조지오웰의「1984」텔레스크린과 같이 지능화된 AI가 시민에 대한 정보접근과 통제가 가능해지고, 2016년 실리콘밸리의 경비로봇이 16개월 유아를 공격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무인자율주행자동차의 사고, 반사회적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사이코 패스「비나 48」의 비극이 다시 재현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공공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준비가 다각적으로 필요하다.
첫째, 공공서비스의 디지털 기술을 도입 시에 윤리적, 법적,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AI 부작용의 사례처럼 대부분의 문제는 윤리적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 이를테면 데이터 이용 시 개인정보의 범위와 제한, AI시스템의 잘못된 결과로 군사, 금융, 보험 등 민감한 분야의 분쟁발생, 일자리의 감소 등이다. 일자리는 자동화 지수가 높아지면 고용이 감소한다는 것이 일반 지론이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은 AI의 기술진보에 따른 7,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반면, 1억 3,3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며, 전환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둘째, 공공서비스의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의 승객 수를 분석하여 버스 노선과 배차 간격을 조정하거나 택시 블랙박스 영상과 연계하여 사고·재난 등이 발생하면 도로 전광판에 상황을 즉시 전파하는 남양주시의 사례처럼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변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요구, 공유된 비전, 실행에 옮길 능력, 현실적인 실행계획을 내포하고 있어야 성공이 가능하다.
셋째, 지역사회 문제와 연결해야 한다. 아동친화도시 완주는 디지털 기술을 정책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 활용 주민공감 지역문제 해결사업」에 선정되어 2022년 아동안전을 위한 AI 시스템 구축, 2023년 청소년 진로체험을 위한 메타버스 시스템 구축을 시도하였다. 결론적으로 시스템 개발까지는 진행되지 않았으나,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스스로해결단과 전문가, 공무원이 몇 개월간에 걸친 리빙랩 방식의 접근방법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과 공공정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실마리의 핵심은 지역사회 문제와 참여자 집단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지역사회 문제를 파악한 뒤 문제 해결을 필요로 하는 참여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해보자. 그리고 참여자 집단이 필요에 따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동기화해보자. 디지털 기술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참여자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 그리고 이에 따른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표출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다. 페이스북, 넷플릭스, 구글, 에어비앤비 등 빅테크 선두주자들의 방식이기도 하다. 이제 공공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기술의 적용은 시대적 요구에 직면했다. 올해 아동친화도시 완주는 아동·청소년의 부족한 자원을 연결해주는 자원 홈페이지 구축을 전국 최초로 시도해본다. 인구의 한계, 접근성의 한계, 자원의 한계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극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모색해본다.
<본 기고문은 완주군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홍문기 박사는 아동·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지속가능한 아동친화도시를 연구하고, 좋은 거버넌스를 모색한다. 현재 완주군청 교육아동복지과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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