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이전한 주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특정 지방대가 사실상 독식하다시피 하는 사례가 아주 많아 문제다. 현행법상 지방 이전 공공기관은 본사가 있는 지역 출신 인재를 30% 이상 뽑아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정 지방대 ‘싹쓸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 균형 발전 목적으로 도입한 지역인재 채용 제도가 오히려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7개 공공기관에서 받은 ‘최근 3년간(2020~2022년) 대졸 지역인재 채용’ 자료에 따르면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은 이 기간 뽑은 지역인재 142명 중 112명(73%)이 전북대 출신이었다. 대졸자(142명)로 제한해 비교한다면 전북대 비중은 전체 79%까지 높아졌다. 군산대(13명), 전주대(8명), 원광대(6명) 등 다른 대학 출신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타 지방 공공기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남 나주로 옮긴 한국전력은 333명 가운데 203명이 전남대 출신이었고, 경남 진주로 간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81명 중 53명이 경상대 졸업자였다.
공공기관이 몰려 있는 혁신도시에선 이런 쏠림이 두드러진다. 울산 우정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지역인재는 울산대 출신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체 대졸 신입사원을 기준으로 봐도 특정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기도 한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 이전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인력의 30% 이상을 본사가 있는 지역(광역시·도)의 대학에서 뽑아야 한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 명목으로 2018년 도입됐다. 도입 초기엔 신입사원 중 18%였던 지역인재 의무 채용 비율이 계속 늘어 현재 30%로 높아졌다. 때문에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에 특정 지방대 출신이 너무 많아지고 다른 대학 출신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점이다.
청년층 사이에선 취업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에서 특정 지방대가 과도하게 혜택을 누리는 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인력 관리에도 부정적이다. 지연에 학연까지 얽힌 사내 조직이 늘면서 조직 문화가 나빠질 수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해온 전문가들도 기획재정부에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인재 분류 기준도 문제로 꼽힌다. 조직 내 특정 지역대학의 쏠림은 공공기관의 경쟁력과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역인재채용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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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대 동문회 된 지역인재 채용 청년 "이게 공정한 사회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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