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체성 밝히는 게 색깔론 잠재우는 길이다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유권자의 무관심과 달리 이른바 색깔 논쟁이 거세다. 진보당 후보로 뛰고 있는 강성희 후보를 향해 소속당의 명확히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는 게 논쟁의 뼈대다.

무소속 임정엽 후보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보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명령을 받은 통합진보당을 이어가는 운동권 정당으로 자칫 전주가 반미 구호로 가득 찬 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라며 “진보당의 세력 확장 놀음에 전주가 이용당해선 안 된다”며 강성희 후보를 겨냥했다.

아울러 “반미 구호가 난무할 수 있는 근거로 진보당의 대선 공약인 ‘한미연합훈련 중단’, ‘한미방위조약 폐기’,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 있다”고 지목했다.

평범한 시민이라고 밝힌 양 모 씨는 29일 자유민주당 명의로 ‘진보당은 통진당, 간첩당 맞죠?’라고 쓰인 현수막 60여 장을 내걸었다.

전주역과 백제대로에 현수막을 내건 양 씨는 “진보당은 스스로 과거 국가 내란혐의로 해산당한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전 의원을 계승하는 정당을 자처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이런 정당에 속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내걸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성희 후보는 “‘간첩 빨갱이’란 색깔론의 최대 피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며,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공산주의자’로 몰렸고 지금 이재명 대표 또한 윤석열 정권에 의해 ‘종북 주사파’로 몰리고 있다”며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지는 못할망정, 독재자가 탄압할 때 쓰던 ‘색깔론’이 말이 되냐”는 입장이다.

강 후보의 주장은 맞다. 빨갱이 논쟁은 과거 독재정권이 민주인사를 탄압하려 쓰던 수법이다. 그러나 이번 논쟁의 본질은 헌재로부터 해산당한 통합진보당과의 연관성, 진보당의 대선 공약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다.

주민대표인 국회의원을, 그것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제기하는 유권자의 당연한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을 하는 게 되레 불필요하고 전근대적인 색깔론을 잠재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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