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전주 덕진구 한 목욕탕. ‘영업중’이라는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 손님은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잠깐 한눈판 사이 손님을 놓칠까 계산대를 떠나지 못하는 업주 이모(50)씨만 홀로 목욕탕을 지키고 있다.
코로나19도 버텨낸 이씨지만 요즘 들어서는 폐업 쪽으로 자꾸만 생각이 기운다. 끝없이 오르는 공공요금 탓이다. 며칠전 손에 쥔 12월 요금 고지서는 떠올리기만 해도 아찔해진다. 이씨는 “코로나 후 손님도 줄어든 상황에서 가스비와 전기비가 30% 이상 올라 땅이 꺼지는 기분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공요금을 줄이기 위해 그가 내놓은 방책은 영업시간 단축과 시설가동 중단이었다. 24시간 운영하던 시설은 오전 6시부터 저녁 7시까지로, 4가지 종류 온탕은 2개로 감축했다. 이씨는 “손님이 줄어드는 것보다 요금 폭탄이 더 두렵다”며 “손에 쥐어질 고지서만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감당할 수 없는 요금에 폐업을 고려해야 할 판이다”고 토로했다.
코로나가 끝나자 공공요금 인상이 목욕탕 업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1월 전북도시가스 영업용 요금은 메가줄(MJ) 당 동절기 19.1원으로, 전년 동기 13.65원 대비 40% 올랐다. 지난해 10월까지 세 차례 올랐던 전기요금은 지난 1일 9.5% 인상, 킬로와트시(㎾h) 당 13.1원이 올라 1980년대 이후 최대 인상폭을 보였다.
가스비와 전기비가 급격히 뛰자 업주들 입에선 한숨만 나온다. 매출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요금만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목욕업중앙회 전북지회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목욕탕을 가지 않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매출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벌써 7곳이 폐업했다”고 말했다. 시설투자비용 등을 감안해 폐업 시 손해가 큰 업종인데도 폐업을 선택할 만큼 상황이 최악이라는 해석이다. 이어 관계자는 “시설비 투자를 해놓은 상태라 휴업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목욕탕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며 “공공요금 인상으로 위기를 겪는 목욕탕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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