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가 경험과 노하우 살려 대응력 높인다
완주군이 농업환경의 이상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최신 농업기술을 접목해 고온&;저온 피해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되어온 농업기술에 최근 개발된 새로운 재배기술들을 도입해 기후변화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방안이다. 완전하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보다 농가들의 재배경험과 노하우를 자산으로 삼아 기본을 강화하고 점차적으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보이는 획기적인 변화는 없어보일지라도 완주군의 농업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뿌리를 단단히 하고 있다.
▲최신 농업기술로 고온&;저온 대응 강화
고온피해 대응을 위해 완주군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은 지난 5년 간 총 5개 분야에 달하고 있다. 시설채소의 재배환경을 개선하고, 노지채소 생산기반 구축, 특용작물 시설 현대화, 완주군의 대표과일 중 하나인 수박 품질향상을 위한 기술 현장실증, 원예 특작분야 현장 맞춤형 지원이다.
시설채소 농가에는 자동 차광시설, 유동팬, 환기팬과 같은 시설이 지원됐다. 이로 인해 고온기 시설내부 평균온도를 낮추고, 온습도의 균일한 관리로 농산물의 품질과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가 가능하며 병해충 발생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노지채소 농가에는 관수&;관비 시설을 지원, 물과 비료를 균형적으로 공급한다. 이 시설로 토양환경을 보전하고 농가의 노동력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333개 농가가 시설 지원을 받았으며, 6개 농가가 설치를 앞두고 있다.
버섯과 같은 특용작물에는 냉난방기와 환기시설을 지원, 여름철 고온기에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
원예농가에는 온실외부에 차열자재(쿨네트)를 지원, 지난해만 총 7개소에 설치했다. 차열자재 설치로 시설 내 평균온도를 3℃정도 저감시켜 상추 등 여름철 고온기에 생산되는 채소의 상품성이 30%이상 향상됐다.
저온에 대비한 대응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온피해 대응 사업은 총 6개 분야로 농업에너지 이용 효율화, 시설하우스 온풍난방기 지원, 과채류 맞춤형에너지 절감, 단동형 온실 동별 온수난방, 토마토 에너지 효율화패키지 기술시범, 이상기상대응 과원피해예방 기술 확산 지원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85농가에 다겹 보온커튼과 스크린이 지원됐다. 다겹 보온커튼은 5겹 이상의 보온 재료를 사용한 보온자재로 시설 외부의 차가운 기온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보온성을 극대화 한다. 난방비도 20~30%정도 절감해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덜뿐 아니라 난방기 사용을 줄임으로 탄소저감에도 매우 효과적인 자재다. 특히 다겹보온커튼 시설은 여름철 차광용으로도 사용가능해 연중 활용도가 높은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인 시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농가의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기술적인 발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시설하우스에는 작물생육 적온 유지를 위해 PO필름 피복뿐만 아니라 난방기로 온수난방, 국부난방시설 등이 지원됐으며 이외에도 지중난방, 에어볼필름 등 최신식 농업기술이 농가 현장에 접목되고 있다.
사과, 배 등 노지과수의 저온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열풍개량형 방상팬은 3개소에 설치 운영한 결과 전년대비 서리피해를 완전 차단할 수 있어 과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아열대 작물 다양화 성공, 이젠 ‘품질’
기후변화에 따라 품목이 변화되는 것도 당연히 예측되는 결과다. 발 빠르게 대응한 완주군에는 벌써 19개 농가가 감귤, 한라봉, 레드향, 레몬, 유자, 애플망고, 커피, 패션푸르트, 바나나, 사탕수수, 바닐라 등 아열대 과수를 재배하고 있다.
군은 품목 다양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이젠 품질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아열대 작물 면적확대에만 중점을 둘 경우 오히려 과잉생산이 발생해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실제 농촌진흥정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6대 과일 재배적지 한계선이 상승해 재배 가능지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2070년대에는 강원 일부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감귤 등 아열대 과수는 제주에서 남해안과 강원도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소비패턴 또한 기존 과일보다는 아열대과일을 선호하고 있어 군은
농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전수하고,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례읍에서 귤을 생산하고 있는 김종흔(67) 농가다. 김 씨는 완주군에서 묘목을 지원받아 하례조생을 지난 2019년 3월 식재해 올해 첫 수확을 거뒀다.
3년 간 정성들인 첫 결과물이다. 첫 수확이기에 반신반의하며, 판매 전략도 세우지 않았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삼례읍 로컬푸드 매장과 원예농협에만 출하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원예농협 경매사는 “경매하면서 이렇게 맛있는 귤은 처음”이라며 극찬했고, 로컬푸드 매장에서 귤을 맛본 소비자들이 박스에 적힌 전화번호를 보고 주문 문의를 주는 등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청년 시절부터 농업에 매진해온 김 씨는 귤에서 완주 농업의 미래를 봤다.
김씨는 “귤과 관련해 제주를 수없이 견학했는데 품질, 유통 부문에서 내륙의 귤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확신이 있었기에 완주군의 묘목 지원 사업이 시작되자 바로 신청했다.
김씨는 삼례 귤의 성공은 하우스와 유통에 있다고 밝혔다. 제주산지 귤 대부분이 노지인데 노지는 날씨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하우스의 품질을 따라올 수 없다. 또한, 유통 문제 때문에 제주에서는 완숙되지 않은 귤을 수확해 유통과정에서 후숙 되도록 한다. 반면 내륙에서는 유통과정이 짧아 완숙된 귤을 수확할 수 있다. 삼례 귤의 당도는 12.5~13brix로 제주산 귤의 평균보다 높다.
김씨는 “묘목에서 50년까지도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 후손도 계속해서 귤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김씨 농가처럼 기후변화에 대응한 작물 재배 농가의 체계적인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완주군 기후변화 대응 작물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유의식 군의원이 대표발의하면서 자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완주군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이 꾸준히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군에서는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며 “조례가 제정된다면 지원근거가 마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희태 군수는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스마트팜 사업 확대 및 ICT 시설농자재 사업 육성, 농업직불금 상향 추진, 농촌진흥청과 연계한 원예와 과수농업 중심지 육성 등을 추진하며 농업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유 군수는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며 “농업 분야의 다양한 대응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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