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레티감홍씨,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 희망을 꿈꾼다

남편과 사별하고도 아픈 시모 모시며 세자녀 훌륭하게 키워 통역사로 활동, 지역사회·다문화가정 복지증진에도 헌신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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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랑스러운 전북인대상 나눔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레티감홍씨(40·전북 남원).

20일 남원시가족센터에서 만난 그녀는 수줍은 듯 가냘퍼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2005년 베트남에서 남원으로 시집와 17년여 동안 겪어왔던 인생의 역경과 좌절, 그리고 그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녀가 왜 ‘강한 며느리이자 위대한 어머니’인지를 엿볼 수가 있었다.

레티감홍씨는 4형제 중 장녀로 태어났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상 중학교밖에 졸업할 수 없었던 그녀는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좀 더 발전된 한국에서의 생활이 부모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2005년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남편이 비록 재혼가정이었지만, 처음 각오는 열심히만 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어도 다르고 풍습도 다른 낯선 타국땅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생활문화차이가 심해 시모와 갈등이 생겼고, 낮선 이방인을 맞이한 어린 전처소생의 두 딸과 젖먹이 아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농사일까지.

그래도 평소 부모님이 강조해오시던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과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인생목표를 위해 노력으로 이를 조금씩 극복하며 한국생활에 적응돼 가는 듯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처럼 더 큰 시련은 8년 후에 찾아왔다.

건강하던 남편이 갑작스럽게 간경화로 유명을 달리하게 된 것.

가정이 풍지박살 난 것처럼 어렵고 힘든 나날이 이어졌다.

“그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앞길이 캄캄한 상황이었죠.”

자칫 모든 걸 포기할 번한 그때 당시 그녀를 잡아준 것은 가족이었다.

자신보다도 함께 살고 있는 시모와 세 자녀, 그들에 대한 책임감이 정신을 다잡는 원동력이 됐다.

몸이 불편한 시모와 함께 새벽 5시에 밭에 나가 일하고 오전 7시에 집에 들어와 자녀들의 밥을 챙겨주면 다시 밭에 나가 저녁이 될 때가지 일하는 시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며느리와 부모역할을 채우기 위해 한국어 공부와 학교 부모교육에도 열성을 다하고,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2019년에는 자활사업단에 참여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묵묵히 수행했다.

또 시간을 쪼개며 자신을 갈고 닦아 2020년부터는 남원시가족센터 통·번역사로 취업해 결혼이민자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다문화가정의 복진 증진에 헌신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과 사회참여로 당당한 남원시민의 한사람이 되고자 했다.

이러한 선행과 공적이 알려지면서 그녀는 현죽재단이 수여하는 현죽효행상(2016), 하나다문화가정대상 희망가정상 우수상(2021)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당신을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다시 한번 물었다.

그랬더니 그녀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삶에 희망과 힘을 받은 것 같다”면서 “오롯이 나를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나를 지탱해주는 가족과 주변을 위해서도 좀 더 나누고 봉사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원=박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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