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 평화동에 위치한 소류지 작지제
오늘도 둠벙을 찾아 나선다. 아파트 사이로 연꽃이 하나 가득 피어있는 생태공원을 만난다. 반듯한 도로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들어선다. 이내 급경사이다. 좁은 길 양쪽으로 과수원과 논이 이어진다. 봉지에 싸인 배가 익어간다. 경사지에 계단처럼 논이 앉아 있다. 일부는 농사를 짓지 않아 풀들로 덮이고 간혹 나무도 하나씩 보인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농사짓지 않았는지 가늠하게 한다. 뒤쪽으로 소류지가 있음을 알리는 커다란 둑이 보인다. 논 사이에 시야를 가리는 덩굴 사이로 들어서니 기다란 네모형의 둠벙이 보인다. 긴 네모형 둠벙은 만나기 쉬운 형태는 아니다. 계단논 하나가 둠벙이 된 듯하다. 물이 고여 있고, 여름이면 여지없이 보이는 마름이 이미 수면을 덮었다. 누군가가 물을 당겨 쓴다면 양수기가 보이거나, 풀을 베어내어 사람이 다닐 공간을 만들 터이나, 사람 손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 물으니, 곧 없어질 거라는 마을 근황만 전할 뿐이다. 그 쓰임은 예전에 멈춘 듯하다. 물이 샘솟는지 아님 소류지에 흘러왔는지 확인이 어렵다. 30여 평 내부면적을 가진 둠벙 위에 자리한 소류지 둑에 올라선다. 작지제이다. 1천 평 정도의 면적에 물이 고였다. 둠벙의 확대판처럼 보인다. 폭과 깊이부터 다르지만 보여주는 형태는 비스름해 보인다. 주변은 나무로 빙 둘러싸여 있고 수면은 마름이 물 중앙을 향하여 영역을 확장하여 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300평 미만 크기의 물이 고인 자리를 둠벙이라 표현한다.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논 한 필지가 1,200평이니 한 필지의 4분의 1 이하를 차지한다. 둠벙은 물이 들어오는 특성이 다양하다. 샘솟는 둠벙은 땅 아래에 묻혀 있는 물이 차오르므로, 연중 물의 온도가 일정할뿐더러 물의 높이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 따뜻한 물이 겨울에도 샘솟으니 온도가 겨울에도 높게 유지되어 다양한 생물상을 유지하기도 한다. 때론 차오르는 물의 온도가 낮아 냉천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나리가 자라는 자리이면 물 온도가 낮을 가능성이 크다. 장수에서 만난 둠벙이 그렇다. 왜 넓은 논에 작은 둠벙을 만들었냐 궁금해하니 농업용수 공급용이 아니라 논에 차가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둑을 만들어 분리했다 전했다. 미나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모내기할 때 즈음에 논에 대는 물이 차가우면 벼가 감기에 든다. 땅 아래에서 샘솟는 물도 차갑지만, 깊이가 깊은 둠벙 아래쪽의 물도 차갑다. 부안에 가면 온수로를 형성한 둠벙을 만날 수 있다. 둠벙에서 퍼 올린 물이 논 옆의 수로를 따라 한 바퀴를 빙 돌면서 논에 흘러 들어간다. 도는 시간 동안 차가운 물은 따뜻한 대기와 대지를 만나면서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벼의 생육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농업인의 지혜이다. 지하수가 샘솟으면서 동시에 외부의 물이 유입되는 둠벙도 있다. 필요한 시기에만 물을 채워 두는 둠벙도 있다. 내린 빗물이 고이거나 주변 커다란 못에서 끌어오고, 농수로 흐르는 물을 끌어 오고, 지하수를 퍼 올려 가두기도 한다. 가뭄이 들거나, 겨울이 되어 쓰임이 없으면 텅 빈 마른자리를 보여준다. 둠벙에 물이 유입되는 방식과 깊이, 면적 등은 물의 온도에 영향을 미친다. 수온은 작물의 생육에 영향을 준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전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 농업환경과 농업생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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