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진안문화원 부원장·마령고 교사)
그렇다. 학교 일과 중에서 급식 시간은 학생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잠시 업무를 놓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교사의 점심시간은 편안하지만은 않다. 학생 급식 시간은 급식 지도라는 근무의 연장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일과 중 점심은 학생, 교사를 막론하고 누구나 기다려지는 즐거운 시간임이 틀림없다.
필자의 학교 급식 추억은 이렇다. 1970년대 희망을 받아 급식을 학생에게 시행했다. 당시 저학년이었는데 상급생이 급식을 운반하여 배식해 주었던 것 같다. 70년대에는 도시락 혼식(쌀과 보리쌀을 혼합)을 담임이 검사했던 시절이다. 그래서 급식 주식은 밥이 아니라 옥수수빵이었다. 그리고 우유를 주전자에 담아 운반하여 우유를 따라 주었다. 단팥죽, 어묵 등은 요일에 따라 나오는 메뉴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오늘날 급식과는 아주 판이한 급식체계였고 메뉴였다.
우리나라 급식 역사는 19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된 이후, 2003년 초·중·고에 의무적으로 학교 급식이 시행되었다. 무상급식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오늘날 학교 급식은 보편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실 급식 논란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마령고 학교 급식 논란은 매우 간단하다. 마령고에 급식을 공급하는 마령초 급식실을 신축하면서 위탁으로 도시락 급식이 장기화하면서 나타난 문제다. 위생 문제나 학생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5개월째 도시락으로 학교 급식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학교 급식은 국가적으로 책임 있게 시행되어야 한다. 교육 어느 예산보다도 먼저 책정하여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현재의 급식비는 현실화하여야 한다. 현재 학교 급식비는 학생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인건비를 포함하여 4,000~5,000원 정도 된다. 실제 음식 재료비는 이 금액에서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급식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육 분야 어느 예산보다도 우선적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리고 농산어촌 소규모학교가 급식 시설을 새롭게 신축하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 인근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면 단위 학교 규모는 매우 작아졌다. 초등학교의 경우 30~40명, 중학교는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그래서 가까운 학교에 급식을 제공하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학생 중심의 급식을 고민한다면 협력하여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작은 규모의 학교가 많은 우리 지역에서 지역교육청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학교의 협력 속에서 문제를 풀었으면 한다. 학교 급식실 신축이나 리모델링으로 급식이 어려울 때 인근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하는 일도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공동체 모습이기도 하다.
마령초·중·고는 통합 학교가 아니다. 그래서 마령초는 마령중·고에 급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치원생부터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기 고등학교까지 급식을 담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그런데도 급식 일정으로 초·중·고가 교육과정을 맞춘다는 것 자체는 매우 상식적이지 못하다. 그리고 성장기에 급식량은 초등학생과 비길 바가 못 된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급식 만족도는 많은 차이가 난다. 그래서 다양한 이유로 마령고는 단독으로 급식을 운영하기 위한 급식실 신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마령고는 학생과 교직원이 70여 명이다. 특히 면 단위 고등학교지만 교육과정을 특성화하여 지속력이 인정된 역량 있는 학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초등학교와 다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마령고 급식실 신축은 마령고 교육공동체뿐만 아니라 지역민에게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참으로 많은 분야에서 협력과 소통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학교 급식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 가는 이유가 학교 급식을 먹기 위해 간다고 하면 핀잔을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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