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이 늘고 있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해서 3가구당 1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 그렇게 사는 것에 대한 불만도 없다. 5년 전 조사에 비해 13%가 늘어난 86.2%가 만족하고 있다. 예전에는 결혼을 꿈꾸기도 했지만, 점점 혼자 살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혼인절벽 사태에 돌입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대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최저치다. 혼인 건수도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급속히 줄어들었다.
혼자 사는 것이 속 편하다는 말대로 살고 있다. 결혼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니 일단 하고 보자는 말도 옛말이다. 만사를 귀찮게 여기는 귀차니즘으로 보자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다. 바야흐로 ‘1코노미’ 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1코노미’는 ‘1인’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 생활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경제 활동을 뜻한다. 마케팅 전략도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다.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결합한 용어로 시간 대비 노력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찾는 현상인 ‘편리미엄’도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함께 부대끼면서 정이 오가는 삶은 이제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한때 좋아서 만났지만, 여차하면 바로 헤어지고 만다. 두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은 이혼하는 게 현실이다.
마음이 통해야지 같이 살 수도 있고, 살면서 겪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법이 아니다. 교훈이나 지식도 아니다. 마음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서는 ‘흐름’이 필요하다. 노자는 물이 가장 부드럽고 겸손한 것인 동시에 강한 것이어서 견고한 것을 넘어뜨린다고 했다.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이다. 그 어떤 불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육체에만 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에 깨끗한 물이 찰랑거릴 때 타인과 이어질 수 있다. 심리학자 페터 쉘렌바움은 ‘혼자’라는 뜻의 독일어 ‘allein’은 ‘전체’라는 뜻의 ‘all’과 ‘하나’라는 뜻의 ‘eins’가 합쳐진 말이라고 했다. 즉, 혼자라는 독일어 ‘allein’은 곧 ‘전체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전체 안에서 개별적인 혼자가 존재할 뿐이지, 전체 밖으로 튀어 나간 혼자는 있을 수 없다. 사실, 인간의 삶은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당장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먹는 음식을 떠올려봐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태어난 과정을 보면 천륜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혼자는 혼자만이 아니다.
혼자여도 함께여도 좋을 수는 없을까. 누군가와 같이 살아가더라도 사별하게 되면, 홀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갈라지고 메마른 마음이 아니라 넉넉하게 출렁거리는 마음이면 가능하다. 인구 및 혼인절벽에 대한 비법은 개개인이 감성과 감수성의 샘물로 내면 성찰을 이루는 삶의 방식 속에 있다.
/박정혜(심상 시치료 센터장·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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