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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을 심도 있게 서술



기사 작성:  이종근 - 2022년 07월 07일 15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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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된 국가(지은이 류하이룽, 옮긴이 김태연, 이현정, 홍주연, 출판 갈무리)' 2016년에 있었던 ‘디바 출정’ 사건에 대한 검토를 통해 중국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을 심도 있게 서술한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은 새로운 사이버 민족주의의 역사와 동원 및 조직, 상징적 장치의 진화, 그리고 정보통신 기술, 소비주의, 팬 문화, 인터넷 하위 문화가 사이버 민족주의에 미치는 영향 및 그 정치적 결과 등의 주제를 탐구한다. 저자들은 팬덤 민족주의로 지칭되는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민족주의를 소셜미디어, 모바일 인터넷, 스마트폰, 신세대 정보통신기술로 이루어진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파악한다. 이 책은 증오, 분노, 현실세계에서의 행동을 특징으로 하던 중국의 전통적 민족주의가 왜 ‘디바 출정’에서처럼 사랑, 풍자, 가상세계에서의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팬덤 민족주의로 진화했는지 설명하고 있다.‘소분홍’(小粉紅, 맑스주의적인 ‘홍’[紅]과 구별되고,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백’[白]과도 구별된다)이라고 불리는 이 청년들의 참여는 사회운동의 조직 방식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민족주의 사조에서 국가의 형상도 바꾸어 놓았다. 국가는 더는 경애하는 부모 혹은 숭고한 대상이 아닌, 평등한 관계 속에서 이들의 지지와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돌로 바뀌었다(본문 중에서)'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 속에서 ‘중국 네티즌’은 매우 출현 빈도가 높은 존재들이다.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을 혐오하고, 미국을 증오하며, 밑도 끝도 없는 민족주의에 세뇌되어 전 세계를 향해 ‘광역 도발을 시전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국제 무대에서 중국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했다고 여겨졌을 때뿐만 아니라, 세상의 온갖 이슈에 대해 분노한다. 유럽의 명품 회사들이 패션 화보에서 중국인 여성을 아름답게 묘사하지 않았다고 분노하고, 한국의 아이돌이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상을 수상하며 발표한 소감에 분개하며, 심지어 자국의 영화감독이 오스카상 최우수감독상을 받았지만 조국(祖國)에 대해 비판적으로 발언했다고 해서 그녀를 비난한다. 그런데 이러한 뉴스들을 접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게 마련이다. 과연 ‘중국 네티즌’이란 누구일까? ‘중국 네티즌’과 ‘중국인’은 같은 존재인가, 다른 존재인가? ‘중국 네티즌’이 ‘중국인’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일까? 혹 나아가 ‘중국 네티즌’ 자체를 단일한 주체, 혹은 통합된 주체로 볼 수 있는가? ‘중국 네티즌’은 모두 다 중화주의에 빠져있는 민족주의자들인가? 이때 눈에 띄는 점은, 오늘날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민족주의는 이전에 대개 ‘분노청년(憤怒靑年)’, 혹은 중국어 줄임말인 ‘펀칭(憤靑)’이라고 불리던 중국의 민족주의적 네티즌들과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기반하여 주로 SNS를 통해 활동하며, 기존 ‘분노청년’ 세대와는 또 다른 미디어 화법으로 강한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표출한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시에 막강한 동원력을 자랑한다. 이들은 중국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대상을 발견하면 바로 그 상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개시하기에 한중 관계에 있어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신세대 민족주의 네티즌들을 지칭하여 ‘소분홍(小粉紅)’이라고 한다. 요컨대 오늘날 우리가 ‘중국 네티즌’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이들 ‘소분홍’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소분홍’은 정확히 어떤 이들인가? 우리는 이미 우리 뉴스 속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 ‘소분홍’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들은 왜 무조건 국가를 사랑하고 편들며, 국가를 위해 온라인에서 적을 만들고, 또 그 적들과 싸우고 있는가? 아울러 이들에게 국가를 위한 싸움은 무엇을 의미하며, 이들의 막강한 존재감을 만들어내는 싸움의 기술은 또 무엇인가? 이 책은 위의 문제의식에 답하기 위한 시도로, ‘소분홍’의 등장을 본격적으로 알린 사건으로 지칭되는 ‘디바 출정’ 사건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디바 출정’은 2016년 1월 20일,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바’의 유저들을 중심으로 한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의 악명 높은 방화벽을 뚫고 당시 타이완 총통선거 당선자인 차이잉원 및 타이완의 친독립 성향 언론사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댓글 테러를 벌인 사건을 지칭한다. 이 사건은 타이완에서 독립 성향의 정치인이 정권을 잡은 것에 불만을 품은 중국 대륙의 민족주의적 네티즌들이 일으킨 사이버 테러에 해당하는데, 여기에서 드러난 행동 방식이나 감정구조가 기존의 사이버 민족주의 사건들과 매우 달랐기에, 이 ‘디바 출정’ 사건은 중국 민족주의 네티즌들의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진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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