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덕규(김제시청 학예연구사)
언제나 바라보지만 바라보지 못하는 곳이 있다. 잔잔한 호숫가에 앉아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더라도 수면 아래의 세계까지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수중장비를 착용하여 물밑으로 들어가 물밑세계를 직접 체험하는 사람과 고기를 잡아 올리는 사람도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김제의 종교문화 유산이 그러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 17교구 본사이자 통일신라시대 진표율사의 금산사 중창불사 이후 우리나라 미륵사상의 대표 본산으로 법맥을 이어온 ‘금산사’, 초창기 개신교 전파의 역사와 머슴과 지주가 함께 세운 교회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어려있는 ‘금산교회’, 구한말 동학농민운동 이후 사회적 안식처를 구하던 모악산 일대의 사회종교운동 등 토착신앙 연구와 더불어 민족종교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유적지 ‘증산법종교 본부’, 구한말 호남 3대성당중 하나이며, 빈한했던 시절에 주민들을 위한 교육사업 등 공익사업을 펼치며, 두터운 신앙심으로 100년동안 꾸준히 교우촌을 형성했던 ‘수류성당’이 모두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록되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고 이해하는 데에는 잔잔한 호수의 물가를 바라보는 것처럼 한계가 따른다.
더욱이 종교와 관련된 문화유산은 종교자체가 지니고 있는 사상과 철학적 측면, 종교시설이 자리를 잡고 활동하는데 있어서 당시의 시대 배경과 주민들의 삶 속에서의 사회상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저 하나의 풍경으로만 인식되며, 편향되고 그릇된 인식을 양산할 수 있는 위험성마저 지니고 있다.
김제시와 같이 하나의 면 단위에서 4대 종교의 성지가 모두 문화재로 지정되고 등록된, 그리고 전국 어디를 찾아보아도 유례없는 이 소중한 공간은 그렇기에 지역민들부터가 올바르게 인식하여야 하고 대외적인 방문객들에게 제대로 된 이해를 도모하여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당시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그 시절의 사회상황을 직접 체험도 해보아야 하며, 종교문화 유산과 관련된 역사 속의 주요 종교지도자 들도 만나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쉽게 다가올 것이다.
그동안 필자가 느껴온 것은 종교 문화유산이라는 것은 아무리 글로 써서 이해시키려 한다 해도, 사진을 보여주고 현장을 방문하며 말로 설명한다 해도 종교가 지니고 있는 철학적 깊이와 시대적 상황속에 위치한 종교 문화유산의 가치와 맥락을 읽는 데는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시대에 있어 이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면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는 사전적 의미로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으로서, 직접 과거 속으로 들어가 그 시대의 문화유산이 생성되었던 배경을 쉽게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종교간의 갈등요소가 잠재해 현실적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웠던 종교문화 박물관이나 종교문화 화합의 공간 등을 온라인 공간에 조성하여 적극적 홍보와 이해를 도모할 수도 있다.
4대 종교의 성지가 모두 문화재로 지정·등록된 김제시 금산면 일대는 모악산 일대 10km 반경안에 우리나라의 종교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며, 메타버스 세계에서 역사, 문화, 관광, 체험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구축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합의 장으로 육성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임이 분명하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보존되어야 하지만 문화유산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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