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창]납품단가 연동제, 이번엔 반드시 도입되어야

기사 대표 이미지

/전의준(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최근 모처럼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어 추진하고 있는 제도가 있다. 원자재 등 재료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였을 때 그 상승률에 비례해 납품단가에 반영·인상되게 하는 이른바 납품단가 연동제가 그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9일, 1호 법안으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골자로 한 하도급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미 발의되어있는 개정안을 원내대표가 직접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십수 명 규모의 납품단가 연동제 TF를 출범해 정부 입법 등 도입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모든 관계자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기업 등 일부에서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시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이 줄어들 것이고, 계약사항에 정부가 개입하는 반시장적인 정책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심지어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도입되면 해외 거래처로 공급망을 이전할 것이라는 겁박에 가까운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 논리는 사실상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먼저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KBIZ연구소에서 실증분석을 진행해 본 결과, 재료비 상승을 납품단가에 반영 받은 중소기업군이 그렇지 않은 기업군에 비해 순이익과 R&D 집약도 등에서 더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적정한 수준의 납품단가를 보장받아야 기술개발과 생산력 향상을 위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계약사항에 대한 정부개입이라는 비판 또한,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헌법의 의의를 생각하면 타당하지 못한 비판이다. 대기업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에게 정당한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을 통해 이를 바로잡는 것은 반시장적인 것이 아니고,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매매계약과 달리, 납품 거래와 같은 장기적·계속적 거래의 경우 계약 체결 시 기초적인 내용만 정하고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조건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하고 보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계약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시 대기업이 해외로 거래처를 이전할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다. 원자재가 급등은 국내 거래처에게만 닥친 상황이 아니고, 해외 거래시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물류비 상승 상황까지 고려하면 해외 거래처로 공급망을 변경한다고 해도 당장 납품대금이 하락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아도 미국의 증권관계위원회가 보급하는 표준 계약서에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연동제가 규정되어 있는 등 글로벌 표준이 납품단가와 연동한 계약을 장려하기에 해외 거래처 이전으로 납품단가 연동제를 피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해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 국민이 숨넘어가는 상황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중소기업인들은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받는 국민 중에 하나일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더해 국내에서는 화물연대 사태 피해까지, 중소기업계는 말 그대로 비용 폭탄을 떠안고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 공회전만 거듭하던 납품단가 연동제가 이번에는 제대로 도입되어 688만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기를 기대해본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