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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 참요(讖謠) 와 2022년의 한반도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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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두(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옛날, 우리 서민 민중의 노래 곧 민요(民謠) 중에 ‘참요(讖謠)’라는 것이 있다. 참요란 역사상(易思想)과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두고 앞일에 대한 좋고 궂음을 예언하는, 민간에서 지어져 유통되는 노래를 말한다. 따라서, 이 참요는 특히 어떤 시대­사회적 전환기에 민중 속에서 나타나 그 시대­사회를 이끌어 인도하는 전정한 정치요(政治謠)이다.

이런 참요 중에, 비교적 최근의 것으로, 우리 전라북도에서 발원된 가장 유명한 노래가 바로 정읍을 중심 진원지로 해서 전국으로 퍼져나갔던 다음과 같은 이른바 ‘파랑새 노래’이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원래 참요는 매우 상징적이고 암시적이어서, 금방 직접적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고 오래 음미해 보아야 그 암시하는 뜻이 파악되고, 특히 그 참요가 유행하는 당대 시대­사회적 맥락에 의거하여 해석될 때 그 참뜻이 제대로 파악되는 경향이 강하며, 그 참요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달리 해석되기도 한다.

이 ‘파랑새 노래’라는 참요를 해석하는 입장 중의 하나는, ‘파랑새’를 ‘八王새’로 ‘녹두밭’을 ‘전녹두’ 곧 전봉준과 그가 이끌던 백성들로, 그리고 ‘청포장수’를 우리나라로 보아 해석하는 방법도 있다. ‘파랑새’를 ‘八王새’로 보면, ‘八王새’는 당대 우리나라를 둘러싼 사발팔방(四方八方)의 외세 나라들을 암시하고, ‘八王새’가 녹두밭에 앉는다는 것은 외세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봉준과 그가 이끄는 백성들을 억압한다는 뜻이고, ‘청포장수가 울고 간다’는 말은 우리나라가 슬퍼진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석하고 보면, 이 참요 민요는 우리나라가 1800년대 말에 처해 있던 시대­사회적 정황 특히 우리 한반도의 당대적 시대 상황을 당대 민중들의 집단 지성의 혜안으로 꿰뚫어본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 참요가 전라북도 정읍을 중심으로 해서 세상에 나타난 다음에 나온, 가장 유명한 참요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 속지 마라.

일본 놈 일어난다,

중국 놈 주무신다.



이 참요는 그 암시성 · 상징성이 비교적 상당히 명확해서, 이 참요에 대한 별다른 복잡한 해석이 필요 없이 그 뜻이 명쾌하다.

이 참요가 나온 시대­사회는 바로 세계 5대 혁명 중의 하나인 갑오동학농민혁명으로 인하여, 몇 천 년 동안 지속되었던 계급사회 제도가 혁파되는 갑오경장이 실시된 이후에, 우리 민족이 맞이하게 된 새로운 국제정세, 곧 기존의 중국 중심의 외세가 지배하던 한반도의 국제 정세가 미국 · 소련 · 일본 · 중국 중심의 다자구도로 바뀌는 구한말의 한반도 정세를 민중의 눈으로 꿰뚫어본 민요이다.

이 민요의 동시대성은 아직도 유효하다. 왜냐하면, 좀 멀리 보면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요 외세는 지금도 미국 · 소련 · 일본 · 중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비중이 좀 달라졌을 뿐이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요즘에 달라진 한반도 국제정세에 따라 이 노래를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 속지 마라.

일본 놈 일어났고,

중국 놈 깨어났다.



이렇게 바꾸어 놓고 보면,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시대가 구한말에 우리가 처해있던 시대보다 국제적으로 훨씬 더 운신하기가 어려워진 시대라는 것을 민중의 입장에서 아주 명쾌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외교 정세와 그에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가, 이런 참요적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우려가 된다. 요즈음 우리 정부의 친일­친미 외교 성향에 대해, 중국은 ‘기름통에 불씨를 던지는 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새로운 다자구도가 된 한반도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정부의 외교정책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우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균형과 조화와 상생의 방향을 지향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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