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온전히 믿어온 한 사람의 마음조차
맨발로
불 위를 걸으며
태워버린 날이었다
거미막을 헤치고 기억을 윤색한들
적심석 빈자리에 고이는 아침은
덮어도
들켜버리고
끝내 타지 않았던가
감춘다고 다 지울 수는 없는 법이어서
유장했던 전라를 왕궁리에 심은 자리
낮달이
수각집에 눌러 쓴
봄까치꽃 입춘방
* 뚜껑 있는 완 : 익산 왕궁리 출토 백제 최고 기술로 만든 유개완(有蓋碗)
정진희 작가는
동아일보 2017 신춘문예 시조당선
제13회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시조집 '왕궁리에서 쓰는 편지'(고요아침, 2020)
시집 '새벽강에 얼굴을 씻고'외 3권
현) 익산문인협회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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