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를 먹은 탓인가?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영화를 보려고 아내와 함께 영등도서관 시청각실에 갔다. 자리에 앉아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있는 아내가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어 나도 시간을 보려고 핸드폰을 찾았다. 그런데 분명히 호주머니에 있어야 할 핸드폰이 없다. 마음이 불안하여 영화도 재미가 없다. 영화가 끝난 뒤 집에 오자 마자 방안에 있는 테이블, 응접실, 화장실 등 핸드폰이 있을 만한 곳을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역시 보이지 않는다. 점심 식사 후 자가용으로 도서관에 간 것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알 수가 없다. 분실 신고를 해야 하나? 더 찾아보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도서관에 가보자고 하였다. 나는 이미 가보았기 때문에 갈 필요도 없다고 했으나 혹시나 하여 다시 시청각실에 갔다. 영화가 끝나고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내가 앉았던 자리의 의자 위를 보니 역시 아무 것도 없다. 의자를 젖히고 아래를 보았더니 까만 핸드폰이 의자 밑에 떨어져 있었다. 호주머니에 넣은 핸드폰이 앉으면서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핸드폰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놈의 핸드폰’ 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집트 여행 중 알렉산드리아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은 후 허리에 묶은 작은 가방에 핸드폰을 넣었다. 시간이 되어 차를 타려고 갔더니 외국인인 현지 가이드가 손에 핸드폰을 들고 “혹시 핸드폰 잃어버린 분 없습니까?” 라고 큰소리로 광고를 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보았더니 나의 핸드폰이었다. 가방에 넣는다고 넣었는데 아래로 빠진 것이었다. 가이드가 너무나 고마워서 얼른 5달러를 드렸다. 국내도 아니고 외국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으니 마음 나쁜 사람이 주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지하 주차장에 가서 차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5분이 지났을까? 약속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찾으니 없다. 깜짝 놀라 다시 차를 타고 지하 주차장에 와서 주차한 곳을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지하 주차장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경비실에 가서 CCTV를 확인해 보아도 알 수가 없다. 핸드폰이 있는 케이스의 호주머니에 주민등록증과 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 분실 신고를 했다. 속이 상하고 불안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밤에 기적이 일어났다. 아파트 경비소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설명을 들으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분이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다가 한쪽 구석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 왔다는 것이다. 아니 나도 분명히 찾아보았는데? 그렇다면 핸드폰이 발이 달렸나? 기가 막힌 일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아무튼 너무나 반갑고 고마워서 바로 사과 한 상자를 사다 드렸다.
아침에 운동을 하러 나갔는데 4차선 도로 옆에 있는 벤치 위에 스마트폰이 떨어져 있었다. 누가 밤에 친구와 대화를 나눈 뒤 깜빡 잊고 놓고 간 것이다. 핸드폰을 잃어버려 애를 태우던 생각을 하며 주인을 찾아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 중년 여성의 목소리였다. 핸드폰을 돌려드렸더니 너무나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미안해하였다. 누가 만들었는지 핸드폰은 참 잘도 만들었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화를 할 수 있고, 문자를 보낼 수 있으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즉시 찾아볼 수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카톡도 할 수 있고, 사진기, 시계, 계산기, 녹음기, 내비게이션, 기차표 예약 등 사용하는 방법을 모를 정도로 기능이 많다. 요즘은 모임이나 애경사도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기 때문에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핸드폰은 물건이 작고 미끄러워서 조금만 방심을 하면 잃어버리게 된다. 나 역시 세 번이나 핸드폰을 잃어버려 당황을 했고, 자책을 하기도 했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바로 찾아서 다행이다. 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린 것은 바쁘게 서두르기도 했고, 주의심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되는데, 갈수록 건망증이 심하니 장담할 수가 없다. 헐!
소관섭 수필가는
‘수필문학’ 으로 등단
익산문인협회, 익산수필문학회 회장 역임
원광여고 교장 역임
수필집 : 생각의 숲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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