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불쾌한 골짜기

‘가상인간’ 또는 버추얼 휴먼이 주목 받으면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이론이 자주 인용된다.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소개한 이 이론은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흡사해질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 즉 불쾌한 골짜기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지나 인간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면 호감도는 다시 증가한다.

최근 TV광고에 가상인간이 등장했다. 가상인간 ‘로지’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광고 제의가 쏟아지고 있으며 단숨에 MZ세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CF로 등장해 실사 같은 댄스를 선보이면서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가상인간 '로지'(ROZY)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2호 홍보대사로 위촉된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로지'는 지난 2020년 가상 세계에서 태어나 현실세계와 소통하는 한국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동양적인 외모와 서구적인 신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망설임 없이 추구하는 등 MZ세대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인물이다.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 소속으로, 영원한 22세로 설정돼 있다. 이름은 우리말 '오로지'에서 따온 것이다. 최근엔 웹드라마 출연에 이어 첫 앨범을 발매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며 '광고계 블루칩' 'MZ세대 대표'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워싱턴 디지털 패션쇼 참가 등 '한복 세계화' 첨병 역할도 하고 있다.

인간의 형태를 한 로봇, 즉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시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져 왔다. 그 최초는 지난 1973년 가토 이치로 일본 와세다대 교수팀이 개발한 '와봇-1'이다. 어설프지만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내장된 기기를 통해 간단한 질문에 자동으로 대답도 할 수 있었다. 인간 같은 표정을 짓는 로봇을 만들려면 로봇 공학과 AI 소프트웨어 양쪽 모두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른 바 '불쾌한 골짜기' 현상도 휴머노이드 개발에 큰 난제다. 로봇이나 컴퓨터그래픽이 인간과 불완전하게 닮을수록 어느 순간 강한 거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인간을 닮은 로봇은 오히려 사람에게 혐오감만 줄 수 있다. 높은 개발 난이도와 실패 위험성이 '인간의 얼굴을 가진 휴머노이드' 개발을 발목 잡는 주요 원인인 셈이다. 하지만 아메카의 성공이 향후 로봇 표정 개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가능성도 있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