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코로나 피해농가 공공급식용 친환경농산물 판매를 하고 있다

[최선우의 둠벙과 농생태 이야기] 50. 춘분과 천적 활용 기술

기사 대표 이미지

춘분이다.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절기의 시작이다. 70여 일의 긴 가뭄 끝에 내린 단비에 들판은 하루가 다르게 봄빛으로 물들고 있다. 만경강 언저리 버드나무는 멀리서 봐도 확연하게 알겠다. 봄 단물을 쭉쭉 빨아올린 가지마다 연둣빛이 툭툭 흘러내린다. 봄이 열리는 지금 그녀의 하우스엔 딸기가 붉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겨울을 이겨내고 딸기를 시장에 낸 지 여러 달이 지났다. 작년 9월쯤 딸기를 해야겠다고 전화가 왔었다. 웃음이 매력적인 그니는 귀농인이다. 농업계열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땅 한자락 부여잡고 풀을 매며 작물을 하나씩 키워낸다. 종자를 구해 묘를 키우고 아침저녁으로 온도 관리를 하며 옮겨 심고 자리를 잡아 준다. 뿌리를 내리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8, 9개월씩 이어지기 마련이다. 모르는 증상이 나타나 애태우기도 하지만, 손을 내밀면 잡아 도움 주는 이도 있다. 부부가 한자리에서 일하지만 여러 동 하우스를 돌다 보면 몇 시간씩 마주치기 힘든 날도 있음에도, 서로 애틋하기만 하다.

전화하니 곁두리 사러 대야장에 나왔다 들어오고 있다며 잠시 후에 보자 한다. 그니의 손엔 돕는 이들과 같이 먹을 꽈배기 몇 개, 찹쌀도넛 몇 개가 들려있다. 일하다가 바로 무언가를 해먹을 수 있지 않다. 사람을 먹여 살릴 농사를 짓건만, 일하다 보면 정작 내 입으로 들어갈 샛거리 한번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

그 전엔 오이를 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2020년 3월 초였다. 천적활용기술을 현장에 투입하고자 여러 날을 방문하고 있었다. 기술만 투입하고 오기엔 서로 간에 관심사가 많아 이 오이가 어디로 납품되고 어떤 소비자가 먹는지 어디로 내야 돈을 벌 수 있을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 마련이다. 그니는 학교 학생들의 점심 식자재로 납품할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한다. 생산자들이 모여 여러 회의를 거쳐 시기를 조절하며 계약을 하고 납품한다. 오이를 키워 공공급식 납품을 준비하던 2020년 2월 겨울방학과 봄방학 사이 코로나 19 발생으로 연속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졌다. 학교 휴교령은 농산물 납품 중지로 연결되었다. 하우스에 매달린 오이를 버리게 생겼다. 친환경농산물은 겨울 생산 물량이 많지 않다. 이를 대비하여 전략적으로 하우스를 짓고 온풍기를 돌리며 겨우내 애지중지 키워 개학일에 맞추어 급식용으로 공급하려던 찰나였다. 애가 탔다. 하우스를 들락날락하던 나도 손해를 볼 상황을 듣게 되었다. 기술만 투입하고 오기엔 뭔가 부족한 듯했고 같이 애가 탔다. 사무실에 공공급식 농산물 소비촉진 판매 행사를 제안했고 실원, 과원, 아니 전북농업기술원 직원 모두가 나서서 농산물을 구매했다. 오늘내일 판매되지 않으면 꽃대가 올라오거나 노화되어 상품성이 떨어질 아욱, 쑥갓, 등 잎채소류 중심이었다. 직원들은 파 한 단이라도 남아 돌아갈까 배송트럭이 떠날 때까지 지키고 서 있었다. 신규로 들어온 직원들은 구매한 농산물을 입사 인사로 친지들에게 돌렸다는 풍문도 들렸다. 판매는 수차례 이어졌다. 이어 전라북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관공서를 중심으로 코로나 피해농가 공공급식용 친환경농산물 판매를 진행했다. 서울 소비자까지 판매가 연결되었다. 소량씩 봉투에 담느라 밤새웠어! 라는 말이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돈을 떠나 생물을 버리지 않고 소비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고, 다 살 방법이 있나 보라며 그렇게 한고비를 넘겼다. 우리가 턴 물꼬가 전국으로 퍼지었다고 직원들과 농업인과 함께 웃으며 이야기하던 그때가 있었다. 아직도 코로나 19와 긴 전쟁 중이다. 이제 그니는 오이보다도 재배가 어렵다는 딸기를 시작하여 수확하고 다시 학교급식으로 내고 있다./전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 농업환경과 농업생태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