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수(원광대학교 LINC+사업단)
앳된 얼굴의 소녀가 노래를 불렀다. 그의 노래를 듣고 심사위원 한 명은 음악스타일은 독특하나 음악적으로 기발하거나 특별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고, 다른 한 명은 &;자신에게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대중적에게도 공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그녀를 탈락시키고자 했다. 마지막 한 명의 심사위원이 사극 OST에 최적화된 목소리 같다며 그의 직권인 이른바, 와일드카드로 탈락위기에 처한 그 소녀를 경쟁에 계속 참여하게 했다. K팝스타 시즌5에서 준우승한 그녀가 당시 경연에서 부른 자작곡 홍연은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OST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는 가수 안예은으로서 새로운 자기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기 시작했다. 안예은이 여름에 발표한 능소화(2020년), 창귀(2021년)는 한국적인 분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목소리 자체가 하나의 장르임을 인식하기에 충분했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기형인 몸과 숱한 위기를 넘어 가수 안예은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왔다.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에 상당한 용기와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당장 내일이 불투명한 환경에서 스스로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은 우리가 토요일 저녁 8시 45분에 로또 방송을 보며 ‘이번에는 된다!’라고 바라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 분야가 문화, 예술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것은 현실이다. 냉혹한 현실을 뚫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온 특별한 이가 또 있다.
김보배 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이후 고향인 강진에서 청자를 만드는 일을 해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강진 청자촌을 찾는 관광객들이 줄자 청자 판매도 급감해 경제적 위기가 찾아왔다. 우연히 카페를 찾은 김 씨는 청자박물관 근처에는 사람들이 없는데 카페에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많은 이들이 청자에 대해 고급스럽고 비싸다고 인식한다는 점 또한 알게 되었다. 그녀는 젊은 층이 접근하기 쉬운 카페를 소재로 대중적인 청자와 체험, 전시를 결헙한 ‘비취에물들다’라는 갤러리 카페를 생각해냈다. 고급스러운 고려청자 작품을 판매하는 국보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비취에 물들다 갤러리 카페에서는 작은 흠이나 스크래치 등이 있지만 작품성은 떨어지지 않는 일명 B급 청자를 전라도 사투리와 혼합한 ‘거시기 청자’라고 이름을 붙여 관광 상품화 했다. 카페를 방문한 고객이 거시기 청자 하니와 음료를 선택하면 해당 청자 컵에 음료를 제공한다. 음료가 비워진 청자컵은 직원이 깨끗하게 세척해 물기를 제거한 다음 재사용이 가능한 면보자기로 예쁘게 포장해 고객들에게 제공된다. 1만 5천원에 강진 청자를 가져가는 ‘비취에 물들다’ 갤러리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이다.
지난 11월 초에 익산문화관광재단 생활문화센터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진출의 문이 더 비좁아진 상황에서 비상(非常)시기에 직면한 미술전공 청춘 비상(飛上)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미술과 학생 29명이 본인들의 작품을 출품한 아트마켓 전시가 개최된 것이다. 전시 후에 작품 중 일부가 판매되기도 했다. “제 작품은 뱀이 장미꽃을 감고 올라가는 모습이라 사람들이 혐오감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며 자신의 첫 번째 작품 판매에 성공한 예비 작가인 한 학생이 얼떨떨해하며 말했다. 사무실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있다는 익명의 구매자가 학생에게 이야기한다.
“황구렁이가 가시 난 장미꽃을 감고 올라가는 모습이 모든 한계와 난관을 뚫고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을 형상화한 모습이라 여겨 아름답다고 생각해 구매하게 되었다”라고 말이다. 오늘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모든 개척자들이 비상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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