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선 교수의 돌로미티 알프스 문명기

2021년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전환점 된 해가 분명하다. 지난 7월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한 것이다. UNCTAD가 설립 57년 만에 우리나라를 A그룹(아시아·아프리카)에서 B그룹(선진국)으로 옮기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이다. UNCTAD의 회원국 분류는 A그룹; 아시아·아프리카 98개국. B그룹; 선진국 32개국, C그룹; 중남미 33개국 그리고 D그룹; 러시아·동유럽 25개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이다. 물론 한국은 이미 지난 2009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세계 최초로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공인되었었다.



이는 세계 10위 경제 규모 달성 및 2년 연속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높아진 덕택이다. 2020년 세계 10대 경제대국(명목 GDP기준)으로는 세계 10위에 랭크되어 있다. 2021년에는 OECD에서는 우리나라의 GDP가 9위에 랭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참고로 1위는 미국(20조 달러), 중국(13.9조 달러), 일본(4.85조 달러), 독일(3.56조 달러), 인도(2.72조 달러), 영국(2.45조 달러), 프랑스(2.38조 달러), 이탈리아(1.73조 달러)이다. 일 인당 국민소득(GNI)으로는 3만 천497달러로 3만 천288달러의 이탈리아를 추월하여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는 거의 비슷하고 곧 영국·프랑스도 따라잡을 기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70년 전의 세계 최빈국에서 어떻게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대국·문화 대국이 되었는가? 바로 키워드는 세계화(글로벌화)와 글로벌 스탠다드화. 즉 세계 표준화가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반대개념은 1850년 당시 구한말의 정책이었던 통상수교거부정책이다. 이 당시 일본은 메이지유신으로 세계화에 성공하였다. 대한제국의 통상수교거부정책은 국력을 약화해 결국 일본 국권 침탈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반도가 분단되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등 한때의 국력이 약한 것이 후세에도 고통을 끼치는 큰 교훈이 되고 있다.



남북분단 후에도 다행히 남한은 수출주도형 세계화가 주효하였지만, 북한은 지구 역사상 초유의 쇄국정책을 채택.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전락하였다. 이도 최초의 정책을 시작하였을 때는 남북한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볼 때 지구 변방의 대한민국은 세계인을 상대로 각국의 문화와 성격 파악을 제대로 하였다. 세계화·현지화에 극적으로 성공하여 승용차·TV·핸드폰을 팔고, K-POP, K-영화, K-음식, K-화장품을 신나게 팔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화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필자는 필자뿐 아니라 연구실에서 수학하는 석박사 연구생까지도 세계화를, 자세히 말하면 대한민국과 전라북도 전주까지의 특성을 살린 세계화와 더불어 지방화를 적절히 혼합한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을 지난 20여 년 동안 무던히 애를 썼다. 자평하자면 어느 정도 성공한 듯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문명기를 연재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행문이나 문명기를 여러 방송국을 비롯하여 유튜브·페이스북등의 SNS의 등장으로 화려하고 역동적이며, 실시간적으로, 재미있게 그리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문명기 또는 여행기의 인기가 덜하다.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율이 낮은데다가 모든 v-log 등이 짧고 함축적으로 멋지게 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여행기를 쓰는 이유는 여행의 표현에서 글만이 갖는 매력 때문이다.



필자는 1991년 미국 유학 이후로 70여 개국 1,500여 도시를 여행하였다. 이러한 세계여행의 결론은 “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자긍심을 항상 느낀다.



이번 여행기는 알프스 문명기이다. 사실 알프스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스위스가 대부분 연상되나 유럽 중남부에 있는 큰 산계로 스위스, 리히텐슈타인공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유고슬라비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에 이르기까지 1,200km 이상에 걸쳐있으며, 총면적은 약 33만 ㎢다. 최고봉은 4,817m의 몽블랑이며 평균 해발고도는 2,500m이다. 알프스는 돌로미티 알프스와 디나르알프스산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여행기는 필자가 1998년 전북대학교에 부임, 국제 공동연구를 한 데서 시작된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유럽·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2005년경에는 포르투갈을 그리고 2015년경에 바이오 인공장기·줄기세포에 관한 유럽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주로 북부 이탈리아의 거점도시인 트렌토 대학(Trento University)의 클라우디오 미그렐리아레시와 안토넬라 모타 교수와 현재까지도 수행하고 있다. 필자·석박사 연구원들은 물론 트렌토대의 교수·박사과정생들 간의 활기찬 교류가 이루어져 오고 있다.



2010년도 초반, 트렌토 대학이 있는 베로나 공항을 처음 도착한 순간 장대하고 호쾌한 돌로미티 알프스와 바다보다도 넓은 리버 델 가다 호수의 위용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물론 어느 나라의 어느 자연이든지 다 뜻이 있고 모든 곳은 멋이 있다. 그러나 돌로미티산맥(The Dolomites)의 지기(地氣)에 압도된 필자는 홀리듯이 돌아다니면서 음미하기 시작하였다. 이 음미 된 대자연의 노래가 바로 이 문명기다.



세계 문명발전은 3~5세기의 대로마제국 쇠퇴기 이후에 문명의 발전이 답보상태에 있다가 12~13세기의 포르투갈·스페인의 세계대항해 함께 14~16세기의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르네상스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의 재생, 부활의 의미인 르네상스는 프랑스어의 renaissance, 이탈리아어의 rinascenza, rinascimento에서 어원을 찾는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근대 자연과학과 공학이 태동한 곳이기도 하다. 현대 문명 기술 사회를 이끄는 공학기술(Engineering Technology)의 거의 100%가 이 르네상스에서부터 태동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본 문명기의 큰 제목을 ‘돌로미티 알프스 문명기’라고 했지만,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공학자의 눈으로 본 알프스 과학 문명기’가 정확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광대하고. 통쾌하고 장엄한 지세의 대자연까지 협연하는 웅장한 르네상스 초기의 오케스트라가 될 것이다. 30여 차례에 걸쳐 연재되는 도시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로서 트렌토·트렌토 대학·파도바·베로나·몰베노·볼차노·코르티나담페초·트리에스테·코모·토리노 → 오스트리아 알프스로서 인스부르크·비엔나·잘스부르크 → 리히텐슈타인 알프스 → 그리고 스위스 알프스인 다보스·루체른·제네바 ·로잔 등의 대서사시와 함께 펼쳐질 것이다. 프랑스 알프스는 이탈리아 돌로미티, 스위스 알프스와는 성격이 많이 달라 시간과 지면이 허락하는 대로 써 내려갈 것이다.

여행은 호연지기와 사물을 보는 관점을 좀 더 확대해주어 인간 사유의 폭을 엄청나게 넓혀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곳을 방문할 때는 최소한의 공부를 해서 가야 한다. 알고 가면 더욱더 새로워진다. 더 좋은 것은, 공부하고 소화한 과거의 역사는 미래를 읽는 혜안을 제공하여 준다. 역사는 돌고 돌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특히,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세대들의 여행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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