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미래]나랏일이 걱정이다

기사 대표 이미지

/김도종(전 원광대 총장. 전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진흥 심의위원회 위원장)





여당과 야당의 대통령 후보자가 결정되었다. 20대 대통령 선거전이 무르익고 있다. 몇 달 전 부터 각 당에서 대통령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운동을 해 왔다. 그런데 각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크게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이상이나 『나라』가 이 시대에 해야 할 주요과제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없다. 그렇다고 당면한 요소수 대란도 예측하지 못한 선거운동이다. 중국의 에너지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민생(民生)이란 낱말을 입에 담아도 구호뿐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인신공격, 상대후보의 정치적 약점에 대한 난타, 각종 의혹제기가 중심이다, 과연 저런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가? 많은 국민들이 이런 걱정을 한다.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 되겠다고 나서서 싸우는 그 자체가 국격(國格)을 떨어뜨리고 있다. 떨어진 국격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후보가 결정된 이 시점부터 저급한 진흙탕 싸움의 연장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끼리 하던 것을 상대 당과 시작한 것이다.

『주권국가로서의 줏대를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어떤 방법으로 달성할 것인가? 세계 정치외교의 현장에서 중심국으로서의 위상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세계 주요 5대국(G5)으로 도약할 목표와 전략은 무엇인가? 지속적인 산업혁명을 하여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 잡을 방안은 무엇인가? 남북통일을 위한 정책과 실천방안은 무엇인가? 지방경제의 성장정책은 무엇인가? 지방 소멸위기 극복 방안은 무엇인가? 지방이 소멸해도 서울만 존재하면 나라가 지탱되는가? 노동인구 부족 문제는 로봇으로 해결 가능한가? 아니면 이민으로 해결할 것인가? 초중등과 대학 교육의 위기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기초산업으로서의 농업과 제조업을 발전시킬 방안은 무엇인가? 인구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상시화 된 감염병 예방과 치료체제 대책은 무엇인가? 자살과 범죄가 없는 사회를 만들 대책은 무엇인가? 산업재해를 없앨 방안은 무엇인가? 환사지 경영(ESG, 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을 정착시킬 방안은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서 주권국가로서 바로서는 정책은 무엇인가?』 등등.

이런 토론은 하지 않고 재난지원금 얼마 더 주겠다. 취업 잘 시키겠다. 집 많이 지어 부동산 문제 해결하겠다. 등등의 민원해결식의 자잘한 공약을 가는 곳마다 내 뱉고 있다.

이러한 토론이 없는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우선 정당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당(政黨)은 없고 정파(政派)만 있는 것이다. 세속적으로 말하면 정당의 이름을 둘러 쓴 패거리 정치만 있는 것이다. 여당, 야당을 오가며 임시 관리 용역을 맡는 정치인, 느닷없이 선거전에 뛰어 들어 출마하는 사람들이 높은 지지를 받는 일이 생기는 것은 패거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책질문 받은 후보자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뒷걸음치는 희극도 벌어졌다.

『정당』은 그 정당이 쌓은 경륜과 이상이 있고 줏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념에 훈련된 정치가들이 진지하고 겸손하게 나랏일을 설계해야 한다. 그러한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 한마디로 정당 자체가 경륜이 없다. 정당보조금을 받아먹으며 정파 간 권력투쟁에만 전념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본다. 후보를 결정하는데 여론조사를 이용한 것이다. 여론조사를 정치적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을 발전적인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었다. ‘전자거미줄 민주주의(웨보크라시, Webocracy)’라는 좋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경쟁이 진행되고 난 뒤에 최종 결정방식이어야 한다. 그런데 입후보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언론기관과 여론조사회사들이 어울려 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입후보 절차가 없는 가운데 몇 사람을 놓고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지명입찰’을 한 것이다. 이것은 국민의 헌법적인 권리를 짓밟는 것과 다름없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러한 피해자가 있다. 경륜을 펴고 싶지만 언론과 친하지 않아 여론조사 대상 명단에 들지 못한 사람들이다. 여론 조사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입후보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해야 마땅하다.

대통령 입후보자들이 결정된 지금, 국민들이 후보들의 경륜을 알지 못하는 저급한 민주주의로 떨어졌다. 후보자 자신들의 정치적 복수심과 민원해결사 같은 발언을 대통령으로서의 격(格)으로 생각하니 걱정이다. 정치가를 선택하는 것은 인기가수에 투표하는 것과는 다르다. 가수에 투표하는 것은 우리 삶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정치가에 투표하는 것은 우리 삶을 좌우할 수 있다. 무면허 기관사에게 고속열차 운전을 맡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방역기간 동안 밤새며 인기가수 투표하는 것처럼 대통령 후보를 뽑았다. 대통령은 그렇게 뽑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은 연예인이 아니다. 국민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