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템포와 경쾌한 펀치로 그려낸 디스토피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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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특별동거법(지은이 이재은, 출판 걷는사람)'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재은은 현대 사회가 야기하는 인간 보편의 문제들(생계, 결핍, 고독)에 심도 있게 접근하면서 짧은소설이 가진 특유의 속도감, 실험성, 자유로움을 십분 발휘한다. 표제작 「1인가구 특별동거법」에서는 주택 대란을 잠재우겠다는 목적으로 1인가구에게 강제로 동거인을 들이게 하는 ‘1인가구 특별동거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진 작중 화자(‘여자’)가 동거인을 맞기 위해 면접을 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여자’와 동거인으로 들어가기 원하는 ‘이다’ 씨 두 사람 모두 지속된 실패로 삶을 저당잡힌 존재들이지만 둘은 서서히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여자’는 결국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고, 그게 삶이라고 믿었던 시간을 잊'는다. 그리고 '고독을 받아들이라는 시대의 강요가 얼마나 불평등한 것이었는지 깨'달으면서 '어쩌면 다른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자문하게 된다. 그 이외에도 작은 책방에서 일한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살려서 쓴 「나비 날다」는 죽은 고양이가 책을 읽어 주는 로봇 고양이로 환생한다는 작가만의 독특한 SF적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작은 서점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의 화자는 고양이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작은 서점의 미래 풍경들은 더욱 생동감 있고 재치 있게 전개된다. 로봇캣을 소재로 미래의 고독감을 선명하게 그려낸 「나비 날다」는 현대의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2019년 심훈문학상을 받을 당시 이재은은 '멈출 때를 아는 섬세한 문장의 호흡, 말해지지 않은 서사의 여백을 남기는 데에서도 참신성이 돋보'인다(소설가 방현석·은희경, 문학평론가 정홍수)는 평을 받았다. 그런 그의 재능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돋보인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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