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산업혁명 이래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지구는 멍들기 시작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서 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졌다. 기록적인 폭염, 가뭄, 폭우, 홍수 등 기상이변은 물론 극지방과 빙하가 빠르게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게 됐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흡수량과 같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위해 경주하고 있다. 여기에 탄소산업은 산업·에너지·수송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감축에 핵심적 역할을 하며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탄소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중이다. 전주의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국가 탄소산업 종합 컨트롤 타워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원장 방윤혁)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전북 성장동력의 핵심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수도로 성장할 전북의 발걸음을 살펴본다.

▲ 탄소중립 이행 위한 차세대 첨단소재, ‘탄소’
탄소 산업은 ‘탄소소재’를 기반으로 중간재나 부품, 완제품 등을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맞닥드린 기후위기에 등장한 ‘탄소중립’이라는 단어에서 언급되는 탄소는 엄밀히 말하면 이산화탄소(CO2)를 의미하는 것으로, 탄소소재의 원천이 되는 원자(C), 즉 탄소(Carbon)와는 다르다.
탄소산업에서 이야기하는 ‘탄소’는 고체형태의 탄소원자로 이루어진 물질로 자동차 부품, 비행기 동체, 스포츠용품의 프레임 등을 만드는 주요 소재로 활용된다. 자동차의 차체가 무거우면 그만큼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의 양 즉, 연료의 소모 또한 많아지게 된다. 실제로 항공기 동체의 50%이상이 탄소복합재로 제작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탄소소재가 항공기의 무게를 가볍게 해 연료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6대 탄소소재 중 인조흑연과 카본블랙, 탄소나노튜브의 경우 이차전지와 연료전지의 핵심소재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전기&;수소차량의 보급 확산,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이 가속화된다면 수소압력용기, 자동차 연료전지, 풍력블레이드 등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 탄소섬유 개발 시작...탄소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까지
탄소소재로 가장 대표적인 ‘탄소섬유’는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대한민국에서 싹을 틔웠다. 국내에서 탄소섬유가 본격적으로 생산된 건 지난 2013년으로,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전신인 전주기계탄소기술원과 ㈜효성이 2008년 4월 공동기술개발 계약을 체결, 2011년 국내 최초 고성능 탄소섬유를 개발해 ㈜효성이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준공하면서부터다.
현재 ㈜효성에서 생산하는 탄소섬유가 연간 약 4000톤에 이르고 있으며, 2028년까지 설비라인을 증설해 연간 2만4000톤의 탄소섬유 생산 계획을 밝히는 등 탄소소재 산업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조흑연, 탄소나노튜브 등의 탄소소재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음극재를 비롯해 수소저장용기 등을 감싸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는 정부의 K-그린뉴딜 정책 기조에 따른 수소경제로의 전환으로 탄소섬유를 비롯한 탄소소재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 팔복동 산업단지에 위치한 ㈜비나텍의 경우도 탄소소재를 활용해 연료전지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중형 슈퍼커패시터 시장에서는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7월 지식경제부 탄소밸리구축사업 기반 구축사업 선정을 필두로 2016년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하 탄소법) 제정, 그리고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 산업의 핵심소재인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20년 5월 탄소소재 융복합기술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올해 3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출범했다. 또한 전주시 팔복동 인근에 2024년까지 총 1770억원을 투입, 66만㎡ 규모의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됐으며 탄소규제자유특구, 탄소 소부장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탄소소재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 대한민국 탄소산업 컨트롤타워,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올해 초 정부는 모빌리티, 에너지&;환경, 라이프케어, 방산&;우주, 건설 등 5대 핵심 수요산업을 중심으로한 탄소소재 융복합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소재 분야 전문기업 1600개 육성, 매출 50조원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의 선봉에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있다.
올해 4월에는 탄소산업육성 계획에 따라 탄소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수요산업, 유망품목, 탄소중립 부문 별로 총 11개의 워킹그룹을 구성, 탄소소재 융복합 산업 생태계 조성 및 확산을 위한 정책과제 발굴에 나섰다. 전북을 탄소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공식 지정해 전후방 산업에서의 탄소소재 적용 시험&;실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운영키로 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탄소소재 융복합 산업 소부장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 탄소섬유나 CNT, 그래핀 등과 같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탄소소재들을 중심으로 제조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을 개발&;보급함으로써 시장성을 높였다. 인조흑연이나 고성능 카본블랙과 같이 아직 국내 원천기술이 부족한 소재의 경우에는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 및 연구개발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8일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티포엘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브레이딩 개념의 와인딩 공법을 사용하는 수소저장용기 고속&;대량 생산용 와인딩 장비를 개발했다. 이는 4개의 수소저장용기를 동시에 와인딩할 수 있는 기술로, 탄소섬유 12가닥을 방사형으로 공급해 4개의 저장용기를 동시에 와인딩하는 멀티스핀들 구조의 자동화 시스템이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수소차량용 저장용기 공급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친환경 미래 산업 전환에 따른 다양한 기술개발 및 실증이 진행된다면 탄소산업의 성장속도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 탄소산업이 나아가야할 길
탄소산업은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 나아가는데 기반이 되는 핵심소재산업이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기존 소재들이 가진 환경오염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줄 수 있는 탄소소재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아직까지 전 세계 탄소소재 시장은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에 의해 독과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탄소섬유 등 일부 탄소소재는 범용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지만 기술상용화를 통해 제품으로 적용이 되려면 그만큼 많은 시범실증, 그리고 개발된 기술의 국제 표준화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정부가 친환경 그린뉴딜을 위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선포한 가운데 전북도 미래 성장 100년을 책임질 핵심 산업으로 탄소와 수소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탄소와 수소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수소연료전지&;탱크 등 탄소소재의 쓰임이 많은 부문에서부터 탄소소재를 적용하고, 그 효과를 검증해 나갈 필요가 있다. 즉,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으로 기술개발 및 실증, 그리고 상용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강화해 나감으로써 탄소소재가 수소산업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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