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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로 코드화된 테러 경보, 드론 전쟁, 일상에 만연한 감시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09월 02일 15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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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권력(지은이 브라이언 마수미, 옮긴이 최성희, 김지영)'은 푸코의 ‘생명권력’ 이후 현 세계의 권력을 가장 잘 설명하는 권력 이론이다 현실 정치를 설명하는 데 기존의 권력 이론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권력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며 구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은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이래 거의 일반화되었으나, 우리 시대는 이제 그러한 설명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팩트체크’(fact check)라는 말은 권력 양상의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이다.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일단 미디어에 흘린다. 그러면 그것은 자체 자율성을 가지고 흘러 다니며 사실처럼 작동한다.’ 이런 원리는 오늘날 거의 진리가 되었고,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사실에 기반한 팩트체크를 한다.‘일단 유포하고 보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보다 ‘권력’이 더 중요하고 절실한 사람들이다. 뭇 사람들이 ‘돈’과 관련된 일이라면 도덕이나 원칙 따위 불문하고 달려들 듯이, 권력을 형성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이자 가치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 바로 권력의 ‘선제성’(preemption)이다. 권력의 선제성은 없는 사실 또는 자연을 만들어내면서 권력의 형성 기제로 사용하는 매우 적극적인 권력 형성의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얼마 전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을 탈레반이 접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브라이언 마수미가 한국어판 서문을 쓴 2021년 7월만 하더라도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서서히 물러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결과적으로 미군의 철수는 너무 성급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간 평가이다. 무엇보다 민간인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보도되는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을 보자면 많은 민간인들이 이 갑작스러운 상황의 변화를 혼란스러워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탈레반을 북한과 등치시키는 발언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면 한국도 아프가니스탄처럼 될 것이라는 말들이다. 사실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프가니스탄의 사례가, 탈레반이 남한과 북한의 관계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탈레반에 대한 공포는 북한에 대한 공포의 확대에 이용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공포는 정동적 실재가 되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마수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상통한다. 그런 것이 선제의 작동논리이고 존재권력의 작동방식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북한이 아니라 북한을 위협의 대상으로 만드는 존재권력의 논리라고 이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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