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미래]연구관광 상품, 산업이며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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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종( 전북창조경제 혁신센터 이사장, 전 원광대 총장)



지난 달 유엔무역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UNCTAD)가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였다. 국제기구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는 말이다. 선진국이라고 뽐내며 국제적으로 ‘추한 국민’으로 멸시 당한 경우를 기억한다. 세계 관광지에서 보인 추태 때문이다. 일본이 그러했고 우리나라도 그러했다. 그 때에 비하면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선진국 국민다운 자세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아니라는 증거도 있다. 부패지수, 지하경제 규모, 조세 피난처에 숨겨 둔 검은 돈의 규모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독일의 국제 투명성 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TI)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는 우리나라가 양적 성장 대비 부패 정도가 가장 심한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나라 안에서도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신문화가 아직 수준 이하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부패지수가 높은 것도 정신문화 수준이 낮은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문화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문학과 예술의 교양수준, 도덕윤리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포괄적인 인문주의의 기초가 되어 있어야 그 위에 독자적인 과학기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로부터 지속적인 산업혁명을 하고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신문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 창의적인 산업혁명의 기반이라는 것은 스티브 잡스 등 성공한 사람들이 이미 증명하였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부에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심의 위원회’가 설치된 것도 그 영향이었다. 그런데 여러 기업에서 인문학 강좌가 늘어났을 뿐 대학의 인문학 관련학과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인문학에 관한 이해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사람의 존재와 삶의 가치를 탐구하고 실천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인문학을 고전독서 수준으로 알고 있다. 책 읽기는 인문학의 아주 작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여기서 인문학 자체로도 산업이 되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연구관광이다. 외국에서는 제법 일반화 되어 있는 관광 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광 수준도 명승지 가서 사진 찍고 오는 수준의 관광은 이미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뻬쩨르부르그에 가면 ‘사회주의 관광’이라는 상품이 있다. 뻬쩨르부르그는 레닌이 볼셰비키 혁명을 일으킨 곳이다. 그와 관련한 장소와 건물을 돌며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역사 공부하는 관광 상품이다. 역사적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장소들을 돌며 공부하고 휴식도 취하는 여유로운 관광이다. 연구관광의 해설자는 대학교수 수준의 전문가가 해야 한다.

개발 가능한 연구관광 상품을 예상한다. ‘춘향전 관광’이다. 이것은 남원의 오작교만을 단순히 돌아보는 관광이 아니다. 이몽룡이 서울에서 남원까지 돌아오는 길을 돌아보며 그 지역의 지명과 행정구역의 변천, 그 지역의 풍속 등을 학습하며 남원에 도착한다. 춘향전이 쓰인 당시의 사회상을 공부하고 춘향전의 문학사적인 의미도 학습한다. 3박 4일 수준의 연구 관광 상품으로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또 예를 들어 보자. 3.1 만세운동은 한 지역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운동이다.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역을 돌아다니며 당시의 역사와 그 지역에서 주도한 인물들의 면면을 학습하는 것도 좋은 연구 관광 상품이 될 것이다. 전국 미술관 관광, 전국 박물관 관광 상품, 귀양지 관광 상품도 연구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연구 관광이야말로 지적인 수준과 도덕 윤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현장 인문학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관광을 하는 것이 일반화 될 수 있으면 국민들의 대화내용이나 토론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나라의 국민의 지적 수준이 그리 높은 것도 아니고 도덕적 수준도 오히려 우리 보다 낮은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미국만 하더라도 도덕적 수준이 우리보다 낮다고 보지 않은가? 다만 외국 사람들은 시장조사를 하더라도 인문학적 환경에 대한 사항을 포함한다는 사실은 배워야 한다고 본다. 각 지역의 관광회사들이나 문화재단들이 이런 연구관광 상품을 미리 개발하여 코로나 19 바이러스 역병대란이 끝나면 바로 출시하기를 기대한다. 관광사업의 격(格)과 국민 정신문화의 격이 동시에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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