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자체들이 투자 유치를 명분삼아 산업단지를 무리하게 개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시행사의 채무보증을 과도하게 서주고 손실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가 하면, 우발부채는 나 몰라라 하고 지방의회 승인절차 또한 모르쇠 할 정도다.
18일 감사원에 따르면 전국 주요 지방산단 90여 개를 대상으로 그 개발과정을 감사한 결과 전주, 익산, 김제, 완주 등 전국 곳곳에서 모두 47건에 달하는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이 확인됐다.
감사결과 완주군은 2014년부터 총 3,400억원 규모의 A산단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사업비를 조달하려고 사업시행자인 B사에 대해 자신의 출자비율을 초과하면서까지 채무보증을 서준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산단 조성 후 미분양 용지에 대해선 매입 확약까지 해주는 등 불합리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로인해 만약 사업이 잘못된다면 그 손실은 완주군이 고스란히 떠안고 B사측은 사실상 수익만 챙길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완주군은 앞서 이 같은 문제를 우려한 행정안전부로부터 출자비율을 초과한 보증이나 미분양 용지 매입 확약 등과 같은 추가적인 재정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조건부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도 확인됐다. 바로, 김제시가 2008년부터 추진해온 총 3,000억원 규모의 C산단 개발사업이다.
감사결과 문제의 C산단은 준공 이후 미분양률이 33%에 달하면서 사업시행자인 D사측이 900억 원대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자 김제시는 그 미분양 용지를 작년 하반기까지 차례로 매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제시가 이런 식으로 사들인 미분양 용지는 산업용지는 물론 공동주택과 상업시설 용지까지 다양했다. 사업초기 완주군과 엇비슷한 협약을 체결했던 게 화근이 됐다.
감사원은 이를놓고 “결과적으론 미분양에 따른 손실부담은 죄다 김제시가 떠안은 모양새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투자심사나 지방의회 심의를 생략한 채 산단 개발사업을 밀어붙인 사례도 적지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론 총 2,400억 원대에 달하는 E산단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전주시가 지목됐다.
감사결과 전주시는 전주시의회 의결은커녕 행정안전부 투자심사조차 안받은 채 2019년 6월 사업시행자인 F사, 또는 금융업체인 G사와 예산외 의무부담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문제의 협약에는 준공일로부터 60일 이내 미분양 용지 50%를 매입하고 조성원가가 1㎡당 41만7,000원을 초과할 경우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보전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그 예산외 의무부담액은 총 9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실정이지만 “전주시는 감사가 진행된 지난해 12월 말까지 행정안전부 투자심사도, 전주시의회 의결도 받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부연했다.
산단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잘못 됐을 경우 빚이 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 즉 우발부채 문제를 모르쇠 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전북도, 익산시, 완주군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이들은 각각 2013년과 17년 사이 특정 산단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채무보증을 서줬지만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재정보고서나 재정건정성관리계획서에는 이를 누락시켜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지자체가 누락시킨 우발부채는 2019년도 기준 전북도와 익산시가 각각 258억원, 완주군이 1,364억 원대에 달했다.
감사원은 이를 문제삼아 “해당 지자체들은 모두 주의 조치하는 한편, 행정안전부에 대해선 해당 지자체에 대한 교부세 감액을 비롯해 재발 방지대책과 담당 공무원 교육 등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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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산단 개발사업 ‘제멋대로’
사업시행사 빚보증 서주고 손실부담 고스란히 떠안아 우발부채는 나몰라라 하고 의회 승인절차 또한 모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