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청목갤러리가 14일까지 이남석전을 갖는다. 갤러리 아래 1층 청목미술관에선 18일까지 '전라의 색, 한국의 색'전을 갖는다,
이작가는 초기에 수묵 작업으로 '世流(세류)'를 주제로 시공간 탐구 작업을 선보였고, 한지에 먹과 단청물감, 염색안료를 사용한 작업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최근들어선 캔버스에 면직 천을 씌우고 그 위에 먹, 은분, 등 혼합매체를 활용한 구름 및 주름진 형상 작업을 통해 무상(無相, 세상을 초월하여 무한하고 절대적인 상태)의 차원을 구현하는 동시대성을 반영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구름은 회화에서 대부분 배경이나 주변에 위치했다.작가의 구름 및 선 추상 연작에서 구름과 주름진 덩어리 형상은 화면 전반에 중심소재로 등장, 그 물질성과 의미를 드러낸다. 또한 구름의 전통적인 의미를 참조하면서 공간의 확장과 태양에너지를 통한 초연결성을 환기한다. 이번 작업은 모방과 상상을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작가의 창의적인 직관을 보여줌으로써 세상과 삶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작가는 먹의 번짐과 작가 특유의 표현 기법으로,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하나가 되어 정과 동, 빛과 어둠, 존재와 비존재를 한데 어우러지게 했다. 내면성을 반영하는 매체로 적합한 수묵의 섬세한 표현이 공간의 확장에 기여한다.
'전라의 색, 한국의 색'은 지역성과 한국적인 세계성을 아우르며 동시대적 조형 언어로 힘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이 지역의 주요 채색 작업 작가 8명의 작품 30여점이 선보인다. 이 자리는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장르 구분을 넘어 색을 공통 요소로 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다양한 층위가 드러나는 깊이 있는 작업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도영, 김성욱, 김정숙, 류재현, 배병희, 이종만, 이홍규, 조현동 등 8명의 전시 참여 작가들은 다채로운 색만큼이나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면서도 하나로 연대 되는 현장에 다름 아니다.
김도영의 한지 콜라주 작품 '아리랑'은 색동과 한옥한글(한옥 모양의 한글)이 만나 아리랑의 물결이 넘실댄다. 작가의 한옥 작품은 부감 시점과 평원 시점을 사용하여 하늘에서 바라본 한옥의 기와와 한옥 안의 내부를 펼쳐 보인다. 무엇이 우리를 아늑한 상태가 되게 하는가. 얼핏 듣기만 해도, 한번 힐끗 보기만 해도, 친숙하고 반갑고 익숙한 우리 것은 무엇인가. 굳이 머리 쓰지 않아도, 그냥 마구 다가오는 내 것 같은 우리 것. 작가는 한(韓)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풀어낸다. 포근하고 편안한 기억의 시공간, 한옥, 한글, 한 스타일의 정취다. 그가 그리는 한옥 지붕은 가장 세계적인 인공위성 구글 어스의 디멘션(dimension)을 떠오르게 한다.
김성욱은 오래된 한옥 지붕과 학, 달 등을 소재로 한지 위에 핸디코트와 수묵채색 기법을 이용, 작업한다. 한옥이 주는 곡선과 공간감은 집을 둘러싼 관계를 아우르고, 학은 따뜻한 가족 사랑과 동행을 상징한다. 한옥 지붕은 외부로 설정된 세상인 노란 세상, 파란 세상, 붉은 세상과 교통하며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희망을 선사한다. 김정숙의 한국화 작업은 작가 내면의 깊은 데서 뿜어 올린 정제되고 격조 있는 감각과 정취를 반영한다. 한지라는 매체와 달 항아리의 조형성을 접목하여 온유와 비움의 가치를 구현하며 통섭과 화해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작가 고유의 세련된 감성과 미감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류재현은 유화 작업으로 나무와 관목과 빛이 가득한 숲의 풍경을 구현한다. 푸른 별 지구의 호흡, 숨을 담았다. 초록 에너지, 산소, 피톤치드의 폭죽 밭이다. 온 생태계의 심지요, 온 세상의 기요, 모든 생명이 연대한 지속가능성의 기운이다. 탄생, 성장, 소멸이 없는 세상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나 늘 그대로인 초록 세상에서 간단없는 지구별의 숨소리를 들려준다. 맑고 건강한 기운을 담은 빛, 파동, 입자를 온전히 구사했다. 현상을 넘어선 궁극의 상태로 우주와 실체가 합일된 지경을 구현한 듯하다. 류 작가의 작업은 작품에 몰입하는 관람자를 시공간을 통한 절대자유의 경지인 소요유의 경지로 안내할 것이다. 배병희의 '빌딩 위 시민들'은 정체성을 상실한 자아의 모습과 장식적인 이미지의 혼합체인 새로운 존재로부터 인간과 문명과의 관계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문명의 절정체인 도시와 빌딩, 그 안에서 시간, 상황, 욕망에 떠밀려 갈 뿐 영혼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인간소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나무 조각에는 색 뭉텅이가 있다. 빨간 백팩을 맨 신사.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 여기서 색은 과장, 왜곡된 형상으로 소멸되지 않고 아직 살아남아서 관람객에게 묵직한 외침을 던진다.
이종만의 '가을고추밭'은 늦여름의 충일과 가을 조락이 교차하는 그 시점, 그 지점. 그 변곡점이 주는 희열과 풍요가 있다. 비둘기에 집중해서 빠져 있을 때, 세상은 온통 비둘기색과 빠른 붓터치의 세상이다. 이 땅의 엉겅퀴 그 곱고 섬세한 꽃술 사이사이와 잎과 줄기에 스며든 빛과 색의 천국. 미세한 실체와 허공 우주를 한 데 담았다. 존재에서 생성으로 나아가는 화면이다. 이홍규는 수묵담채 작업인 '달빛;으로 동시대적 느낌을 주는 고요한 풍경을 담는다. 오래전 문인들을 현혹하던 교교한 달빛은 동시대에도 여전히 기막힌 영감의 순간이 된다. 반사된 빛, 눈부시지 않게 바라볼 수 있는 빛나는 둥근 덩어리는 밤을 낮이 되게, 어둠이 밝음이 되게 하여 대조되는 세상을 가로지른다. 나아가 고전의 시대와 동시대를 연결하고 교통하고 이동하게 하는 통로가 달빛이다. 빛이 색을 꿰뚫는 깨달음의 현장이다. 조현동의 작업은 전통 색감에 현대적 구성인 비정형의 기하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로써 가상과 현실의 경계, 자연과 비자연의 경계,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의 경계가 끝과 시작의 동일점인 동시에 전환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새로운 차원이요 신선한 관점의 세계다. 이것이 상상력을 만나면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장면의 증폭과 확장의 가능성을 구현하는 화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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