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연못' 둠벙이 매년 모내기와 밭작물 가뭄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선우의 둠벙과 농생태 이야기] 11. 생태계 복원의 보고 ‘둠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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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을 추진하면서 조성한 '생태 연못' 둠벙이 매년 모내기와 밭작물 가뭄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수답의 모내기와 고추·참깨·고구마 등 밭작물이 수분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돼지만 그동안 조성된 둠벙이 모내기와 밭작물의 생육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고창군을 비롯한 도내 곳곳에서 생태연못 둠벙에 저장된 물을 활용해 천수답의 모내기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고추와 대파 등 밭작물의 생육 정상화에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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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벙 현황



둠벙은 선조들이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농업 용수원으로 산간 계곡의 유량을 조금씩 모으고 비가 많이 올 때 물을 가뒀다가 가뭄 때 농업용수원으로 유용하게 활용했던 지혜의 수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980년대 경지정리를 하면서 둠벙을 대신할 저수지와 댐, 관개수로가 조성됨에 따라 한때 사라지기도 했다. 과거 농촌 청년들이 둠벙에서 물고기를 잡아 술 한 잔을 하며 한 때나마 농한기의 무료함을 달랬던 것이 지난날 우리 농촌 풍경이었다. 이제는 둠벙을 거의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있다고 한들 물고기 몇 마리 잡으려고 손발 얼어가며 힘들게 둠벙을 풀 사람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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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둠벙같은 남원 광한루



둠벙은 보통 물이 나는 논 안쪽이나 귀퉁이에 있었다. 사실 물이 나는 곳은 농사가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런 곳은 '찬물래기'라고 해서 작물이 자라지 않았다. 그러면 그동안 필요 없는 둠벙은 어떻게 없앴을까? 농민들은 둠벙에 돌이나 자갈을 넣고 심지어 나무토막 솔가지까지 집어넣고 메운 다음 찬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도록 하여 둠벙을 없앴다. 힘들여 메운 둠벙을 이제 다시 복원해 생태계를 살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는, 산 밑 또는 밭에 사철 물이 나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진털(찬물래기)에 둠벙을 조성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논다랑이 둑이 구불구불 자유형으로 펼쳐진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그 논다랭이 둑 밑에는 물이 흐르는 물고랑이 있다. 농민들은 농번기가 끝나면 일손이 한가해진 틈을 타 삼삼오오 논둑 밑 수렁 속에서 미꾸라지를 후볐다. 농민들의 손에 잡힌 토종 미꾸라지들은 살려달라는 듯, 애원하는 듯 온 몸을 비비꼬았다. 농민들은 땀 흘리고 허기진 육신을 달래기 위해, 양철통을 들고 진흙 속을 더듬었다. 놈들은 그 동안 내장에 꽁꽁 숨겨진 이물질들도 다 뱉어 놓는다.

사라져가고 있는 건 미꾸라지만이 아니다. 논둑 밑에 둠벙도 있다. 시골 동네는 협치가 잘 이루어진다. 신작로 정비, 장마 끝에 길가에 풀베기 등 이를 일컬어 마을 대동(大洞)계라 하기도 한다.미꾸라지로 고담백을 보충한 농민들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마을 둠벙을 품어 낼 궁리를 했다. 둠벙은 농업용수 공급 차원을 넘어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둠벙 안에는 수질을 정화하는 개구리밥·부레옥잠 등이 자라고 아시아실잠자리·연못하루살이·소금쟁이 등 수생동물들이 많이 서식, 친환경농업의 상징이자 생태계 복원을 견인하고 있다. 둠벙이 생태계 복원의 보고로 알려졌지만 모내기철 가뭄 때는 용수원으로 생명을 살리는 오아시스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이 다시금 한번 확인되고 있다./전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 농업환경과 농업생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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