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19 이후의 한류(지은이 KOFICE 편집부, 출판 KOFICE)'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팬데믹 시대 한국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를 재난-문화-인간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탐색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먼저 1부에서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등은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한 걱정과 우울감이 팽배한 지점에서 '위로·희망·연대'의 콘텐츠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를 이야기하지 않고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을까? 대중과의 현장 교감을 전제로 했던 문화 생산과 소비는 팬데믹 이후 비대면 형태로 모여들었고, 한류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역시 비말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피해 디지털이 연결하는 온라인으로 더 쏠렸다. 한류의 확산 과정에서 디지털 미디어가 중추를 담당한 것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처음 목격하는 규모로 파생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고도의 디지털 환경이라는 일면만을 강조한다는 사실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온라인화가 새로운 행동방식의 문화적 징후로 가시화되면서 도전의 기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디지털 자본과 불평등의 문제는 빠진 퍼즐 조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든 비대면적 조치들이 제기하는 근본적인 통찰과 장기적 전망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앞서 제시해보자는 것이 이 책의 기본 문제의식이다.
1부 강준만, 김예란, 박한선는 재난-문화-인간에 대한 학제적인 탐구로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누적 사망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축복’을 말하는 건 인명을 경시하는 발상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류는 위로ㆍ희망ㆍ연대의 콘텐츠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확실한 비교우위에 있다. 이러한 비교우위를 전 세계의 시대적 상황과 연계시켜 진보적 가치로 전환시킨 것이 방탄소년단이며, 재난 속에서도 스스로를 즐겁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주체가 바로 한국형 팬덤공동체다. 이처럼 성숙해진 한류가 지구촌 시민 삶의 개선과 사회적 개혁을 이끄는 정서적 동력으로 활약하기도 하지만, 매 순간 표피의 모든 지점에서 과열된 감각이 노출되는 케이팝의 육체적 스펙터클은 비단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미 생과 사의 경제에서 작동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에서는 쾌락의 자본주의에서 번성하는 케이팝이 세상의 젊은이들에게 삶과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울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또 한편으로, 이러한 ‘인간적 애정’을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로 삼는다면, 파편화된 시간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힘은 다름 아닌 문화다. 그간 한국에 대한 외국의 편견을 불식시킨 가장 중요한 계기가 한류였다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낳은 집단 간, 집단 내 갈등을 치유하는 문화적 백신 역시 한류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한류를 통해 극복하자’는 식의 발상을 한다면 한국에 대한 없던 편견도 생길 것임은 기억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필자를 초대한다는 기획 의도 하에 시작된 이 책은 여러 퍼즐 조각이 이루어내는 하나의 그림이 됐다. 이 모든 다양성들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반영하면서도 한류가 지향하는 혹은 극복해야 할 미래를 가리킨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압축적인 재난 경험을 통해 한국 문화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의미를 두고, 변화가 지속되는 방향에 주목했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