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빨리 맞으랄 땐 언제고”…잔여백신 대기자 황당

병원 예비명단 60~74세만 받으라는 정부

4일부터 60세 미만은 SNS서만 예약 가능

기존 대기명단은 유예기간 지나면 자동 폐기



김제에 사는 회사원 남모(39)씨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 보다는 ‘노 마스크’와 같은 접종 혜택이 더 크게 느껴졌다. 잔여백신을 먼저 신청한 직장 동료가 지난 1일 1차 접종을 하고 오면서, 곧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2일 동네 병원에서는 기다리던 연락 대신 ‘접종 취소 소식’을 알려왔다. 정부 지침에 따라 우선접종 대상자인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명단을 폐기한다는 것이다.

남씨는 “SNS에서는 잔여백신을 구하기 힘들어 병원에 직접 예약한 것인데 갑자기 예약이 취소돼 당황스럽다”며 “코로나는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병증도 다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 접종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4일부터 코로나 잔여백신은 네이버나 카카오앱을 통한 당일예약접종만 가능하다. 전화&;방문 접수 등을 받아 병&;의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예비접종 명단에는 60~74세만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잔여백신도 60세 이상에 우선 배정된다.

지난 2일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아스트라제네카(AZ) 위탁의료기관 예방접종 시행지침 개정안을 발표했다. 당장 폐기될 것 같던 기존 예비명단은 현장 혼란을 감안해 9일까지 유예기간을 두는 것으로 정리됐다. 유예기간 안에 접종을 받지 못한 대기자들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재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지침 변경은 현장 혼란을 불러오는데 충분했다. 전주 한 동네 병원은 ‘정부 지침에 따라 기존 예비명단을 폐기하고, 잔여백신은 60세 이상에게 우선 접종을 한다’고 문자를 보냈다가 수십통의 항의전화를 받아야 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정부 지침을 따랐다가 평생 들을 욕은 다 들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3일 0시 기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접종에 성공한 전북지역 접종자는 1만6,168명으로 추정된다. 잔여백신 우선권은 예비명단 등록자에 있다보니 SNS를 통한 당일 예약 접종자는 456명뿐이다.

위탁의료기관 별 대기자 규모는 파악이 불가하지만, 최근 백신 접종 희망자가 늘어난 만큼 적지 않은 수가 대기 중일 것이라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전주 한 위탁의료기관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만 대기자가 200명이 넘고, 이중 80% 이상이 60세 미만”이라며 “정부의 입장도 이해가지만 충분한 설명 없이 지침개정이 이뤄져 아쉽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60세 이상 노인의 감염 보호를 지침개정 이유로 들었다. 예방접종추진단은 “상반기 접종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 이후 중증 이환율, 사망률이 높은 60세 이상 어르신을 최대한 많이 접종해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0세 미만 예비명단 등록자들에게는 “우선접종대상자인 어르신들에게 양보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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